SK하이닉스 성과급 잠정합의안 나온 다음날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경영진들에 공문
삼성화재, 바이오로직스 등 계열사들도 검토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경영진들에 공문
삼성화재, 바이오로직스 등 계열사들도 검토
삼성그룹 초기업노조는 이날 '낡은 성과급 제도와 변함없는 회사'라는 공문을 이재용 회장,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에게 발송했다.
전날 SK하이닉스 노사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번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최대 1000%를 한도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 기준을 폐지하고 임금을 6.0% 인상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업계는 이번 합의안에 따라 SK하이닉스 직원 1인당 약 1억원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 초기업 노조는 공문에서 "삼성전자는 여전히 투명하지 않은 EVA(Economic Value Added·경제적 부가가치) 방식으로 성과급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며 "직원 누구도 어떻게 계산되는지 알 수 없는 '깜깜이 성과급 제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성과급 개선 TF를 운영해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했지만 성과가 전혀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현재 삼성전자 및 계열사들은 성과급 산정에 EVA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EVA는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제외한 것이다.
SK하이닉스의 1억 성과급 지급 소식에 삼성전자 직원들은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에서 삼성전자로 이직했다는 한 직원은 온라인 익명 게시판에 "할 수만 있으면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삼성전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노조들도 잇따라 성명서 발송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 관계자는 "사측에 공문 발송 여부는 내부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최근 노조법 개정(노란봉투법)과 맞물려, SK하이닉스가 쏘아올린 성과급 문제가 주요 계열사 및 하청업체로 확산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현대트랜시스, 현대위아 등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들이 현대차에 연동해 성과급을 지급해 달라며, 쟁의를 벌인 바 있으며 올해도 임단협 타결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삼성초기업노조는 지난해 1월 삼성 4개 계열사 노동조합이 통합하며 출범했다. 노조에는 삼성전자 DX 노조,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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