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단기실적 경쟁 지양 강력한 메시지 내면서
당분간 업계 상품 쏠림, 시장 혼탁세 옅어질 듯
당분간 업계 상품 쏠림, 시장 혼탁세 옅어질 듯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격화된 보험사들의 장기보험 출혈 경쟁이 끝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이 단기 실적 경쟁 지양과 소비자 보호를 당부하면서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이 원장의 과도한 경쟁 지양과 소비자 보호와 연관된 금감원의 집중 감독·검사를 대비한 조치에 돌입할 예정이다. 먼저 업계 스스로 단기납 고환급률 상품이나 고객에게 받는 보험료 보다 보험금 지급이 많아지는 담보 경쟁 상품에 대한 과열 경쟁을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상품들이 결국 업계 전체의 상품 쏠림 현상을 심화시켰고 결국 생손보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기 실적에 목을 맬 수 밖에 없었던 경영진들은 일단 많이 팔아서 자신의 재임기간에 매출 볼륨을 올리고 싶기 때문에 단기납 고환급률 상품과 담보 경쟁 상품에 최근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직접 나서 판매 자제를 요청한 단기납 고환급률 종신보험의 경우 신계약이 확연히 줄었다. 하지만 최근 보험료 납입 기간을 5~7년으로 짧게 하고 납입금 10년 째 100%가 넘는 높은 환급률을 제공하는 형태의 종신보험인 이른바 '700종신보험'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것이 문데다. 또 다른 상품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가입자가 사망하면 보험금을 수령하는 종신 보험의 수요가 많지 않아 그 틈새 시장을 높인 상품이 700종신보험이다. 이런 형태의 종신보험은 해약환급금이 있어 자산관리 목적으로 가입하는 고객들이 있다. 700종신보험의 경우 대다수의 주요 생보사들이 현재도 상품을 판매중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이 원장의 발언이 업계 전체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FRS 17과 보험사 지급여력(킥스·K-ICS) 비율 강화로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자 신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한 과열 경쟁을 자인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 수장이 업계 스스로 자정 노력을 하지 않으면 칼을 빼어 들겠다고 직접 선언을 했는데 어떤 보험사가 과열 경쟁을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지속 가능 성장을 하려면 결국 수익성 좋은 건전한 상품을 많이 팔고 보험 계약 유지와 보험금 지급 등에서 누수가 안생기도록 해야 하지 않겠냐"고 전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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