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스위스의 식품 기업 네슬레가 로랑 프렉스 최고경영자(CEO)를 1년 만에 전격 해임했다. 해임 사유는 ‘직속 부하 직원과의 미공개 연애’다.
1일(현지 시간) 네슬레는 프렉스 CEO의 해임 사유에 대해 “직장 내 미공개 연애로 회사의 윤리 강령을 위반했다”며 “기업 가치와 거버넌스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부하 직원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은 내부 고발 시스템을 통해 처음 제기됐다. 1차 조사에서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프렉스 CEO는 1986년 네슬레에 입사한 이후 유럽 사업부를 이끌며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공헌했다. 이후 10년 넘게 유럽과 미주 사업을 성공적으로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틴아메리카 사업부를 거쳐 지난해 9월 CEO로 전격 발탁됐다. 하지만 소비자 지출 둔화와 실적 부진 속에서 1년도 채 되지 않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앞서 7월 발표한 실적에서 네슬레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0.3%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시장의 소비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가가 25% 가까이 하락해 스위스 내 연기금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이런 가운데 프렉스 CEO의 해임과 동시에 자회사 네스프레소를 이끌던 필립 나브라틸을 신임 CEO로 임명했다.
나브라틸 CEO는 2001년 네슬레에 입사 후 멕시코에서 커피 및 음료 사업을 이끌었다. 이후 네스카페와 스타벅스 커피 제품의 글로벌 전략을 담당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네스프레소 CEO로 승진했고, 올해 1월 이사회에 합류했다.
나브라틸 CEO는 “회사의 전략 방향과 실행 계획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