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노봉법이 불지폈나… 현대차노조 파업

정원일 기자,

김학재 기자,

박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2 18:18

수정 2025.09.02 23:01

7년만에 무분규 기록 깨져
HD현대중공업·한국GM도
임금인상 등 요구 부분파업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6월 18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6월 18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미국발 관세·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 고비를 마주한 국내 완성차 업체 외에도 한미 조선협력 지원사업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참여할 조선업체에서 결국 부분 파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노란봉투법이 국회에서 처리된 뒤 노조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두고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당장 9월부터 생산차질 우려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은 2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난항으로 3일부터 사흘간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오전 출근조와 오후 출근조는 3일과 4일에는 2시간씩, 5일에는 4시간 파업한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7년만으로, 이로써 현대차의 6년 연속 무분규 기록이 깨졌다.



이날 교섭에서 사측은 월 기본급 9만5000원 인상, 성과금 400%에 추가 1400만원, 전통시장상품권 20만원, 주식 30주 지급 등을 내놓았으나 노조는 거부했다.

앞서 노조는 올해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최장 64세로 정년 연장, 주 4.5일제 도입, 상여금 인상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차기 중앙쟁의대책위 회의를 오는 9일 열고 향후 교섭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교섭 안건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부족해도 노조가 파업을 결정한 것은 유감"이라면서 "불필요한 소모전을 지양하고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다른 완성차업체인 한국GM 노조는 1일부터 3일까지 하루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노사간 이견이 큰 가운데 노조가 사측에 직영정비소 폐쇄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며 '철수설'에 대한 우려 불식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협상의 난관으로 꼽힌다.

아울러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HD현대중공업 노조)도 이날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 조합원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3일에도 이 같은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HD현대그룹 조선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 노조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파업 결의대회를 연다. 4~5일에는 파업 시간을 늘릴 예정이다.

현대중 노사는 지난 5월 20일 2025년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 8월 말까지 모두 20차례 본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노조는 이 과정에서 5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앞서 노사는 기본급 13만3000원 인상과 격려금 520만원 지급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정년 연장과 성과급 산출기준 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김학재 박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