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41.7% 증가
에어컨 화재로 목숨 잃는 사례도 잇따라
"평소에 꾸준히 관리해야"
에어컨 화재로 목숨 잃는 사례도 잇따라
"평소에 꾸준히 관리해야"
[파이낸셜뉴스] 여름철 에어컨 사용이 늘면서 실외기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대다수 실외기 화재는 전기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외기 설치와 관련한 규정이 마련돼 있으나 소급 적용이 되지 않고 관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실외기를 꾸준히 점검하는 등 평소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4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소재 건물에서 에어컨 실외기 화재가 발생했다.
에어컨 화재는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소방청에 따르면 에어컨 화재는 △2022년 273건 △2023년 293건 △2024년 387건 발생했다. 3년 동안 41.7% 증가한 셈이다. 지난 2023년에는 사망자가 없었으나 지난해에는 에어컨 화재로 9명이 목숨을 잃었다. 올해에는 1월부터 8월까지는 총 273건의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
특히 올여름은 지난 6월 29일 첫 폭염특보가 발효된 뒤 이른 폭염이 지속되면서 에어컨 화재 사고도 급격하게 늘었다. 발효 직전 10일(6월 19일~6월 28일) 동안 화재 사건이 13건 발생했으나, 발효 직후 10일(6월 29일~7월 8일)간은 33건으로 153.85% 급증했다.
대부분의 에어컨 화재는 실외기가 과열되거나 전선이 손상되는 등 전기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3년 에어컨 화재는 293건으로 이 중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가 234건으로 80%를 차지했다. 소방 관계자는 "용량보다 많은 전력을 써서 과부하 현상이 일어나거나 먼지, 습기 등 이물질이 실외기 안에 쌓여서 불이 났을 경우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로 분류한다"며 "이물질이 내부 전선과 맞닿으면 합선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실외기 설치 관련 규정이 마련돼 있으나, 소급 적용이 되지 않고 제대로 단속하지 않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2006년부터 에어컨 실외기의 실내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그 이전에 지어진 주택은 실외기 설치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별도의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한 단속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단속을 강화하는 것 외에 실외기 이물질을 주기적으로 제거하는 등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태헌 국립경국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평소 실외기 통풍구 등에 먼지나 이물질이 끼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노후화된 실외기는 화재 위험이 크기 때문에 특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