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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2안타 폭발 김하성…애틀란타의 선택 틀리지 않았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3 12:14

수정 2025.09.03 12:14

첫 경기에서 멀티히트 폭발... 유격수로 선발 출장
내야 공백 애탈란타, 제 모습만 보여주면 주전 유격수 가능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김하성이 2일(현지 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경기 7회 초 우전안타를 친 후 1루로 달리고 있다.뉴시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김하성이 2일(현지 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경기 7회 초 우전안타를 친 후 1루로 달리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선택은 도박이었을까, 아니면 신의 한 수였을까.

김하성(29)이 새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경기에서 단번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3일(한국시간)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컵스전. 6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멀티히트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부상과 방출, 그리고 전격 영입. 드라마틱한 행보 끝에 돌아온 그가 첫 무대에서 보여준 활약은 애틀란타가 왜 위험부담을 감수하며 김하성을 품었는지 단번에 설명해 준다.

2회 땅볼, 4회 내야 땅볼로 고개를 숙였던 김하성은 6회 결정적인 순간 방망이를 휘둘렀다. 드루 포머랜즈의 너클커브를 밀어쳐 우전 적시타. 이어 9회에도 161㎞ 강속구를 내야 안타로 만들어냈다.

팀 패배(3-4)에도 불구하고, 김하성의 방망이는 살아있음을 알렸다. 시즌 타율도 0.227로 소폭 상승했다.

무엇보다 부상에서 막 복귀한 선수가 첫 경기부터 투수 유형이 다른 좌완·우완을 상대로 모두 안타를 뽑아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단순히 ‘2안타’ 이상의 메시지를 담는다.

애틀란타는 전통의 명문 구단이지만 최근 내야 전력 공백이 심각했다. 주전 유격수 아르시아의 하락, 새 영입 닉 앨런의 실패, 2루수 올비스의 부진. OPS는 리그 최하위권으로 추락했고, 지구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수비와 멀티포지션에 강점이 있는 김하성은 매력적인 카드였다. 물론 위험도 크다. 어깨 수술과 햄스트링 파열, 종아리·허리 부상까지… 내구성에는 물음표가 찍혀 있다. 게다가 2025년 연봉 1,300만 달러, 내년엔 1600만 달러다. 싸지 않은 몸값이다.

그러나 ESPN은 “애틀란타가 불안정한 내야를 보강하기 위해 김하성을 영입했다”며 “최정상급 수비력과 멀티포지션 소화 능력은 분명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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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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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에게 이번 이적은 단순한 새 출발이 아니다. 지난달 원소속팀 탬파베이에서 방출된 뒤 사실상 커리어 최대 위기에 직면했지만, 애틀란타는 그에게 기회를 줬다. 만약 내년 시즌 정상 궤도에 올라 장타력까지 회복한다면, FA 시장에서 또 한 번 자신의 몸값을 증명할 수도 있다.

애틀란타 역시 마찬가지다. 건강한 김하성은 유격수·2루수·3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리그 최상급 내야수다. 공격력 회복만 동반된다면, ‘비싼 도박’이 ‘값진 투자’로 바뀌는 건 시간문제다.

첫 경기에서의 멀티히트는 상징적이다. 단 하루 만에 “애틀란타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는 기대감을 심어줬다. 물론 부상 리스크는 여전하고, 시즌 전체를 봐야 진짜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건, 김하성이 애틀란타 팬들에게 ‘봉중근 이후 22년 만의 한국 선수’라는 희소성 그 이상을 보여주며 팀과 함께 재도약을 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첫 경기 2안타.’ 작은 결과 하나가 커다란 스토리의 시작을 알렸다.
한국 팬들의 눈빛도 다시 그라운드를 향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