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反특검으로 단일대오? 野, 압수수색 저지에 총력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3 16:37

수정 2025.09.03 16:32

특검,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행정국 압색 시도
국힘, 조은석 특검에 "야당 탄압"..고발 검토로 맞불
장동혁 "절체절명의 위기,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야"
국힘, 원내외 특검 대응에 총력..吳 "특검은 정치 공세"
'반탄vs찬탄' 내홍 겪은 野, 反특검에 단일대오 이루나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의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3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야당탄압 정치보복 압수수색 중단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의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3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야당탄압 정치보복 압수수색 중단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내란 수사의 불길에 휩싸인 국민의힘이 '반(反)특검'을 구심점으로 여론 몰이에 나섰다. 전당대회 기간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으로 나뉘어 극심한 갈등에 시달렸지만 당장은 갈등을 제쳐두고 장동혁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모양새다. 그러나 정치권 이목이 특검에 집중될수록 더불어민주당의 쟁점 입법 강행과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인사청문회, 10월 예정된 국정감사 등 국민의힘이 벼르고 있는 대여 투쟁에 대한 관심이 흩어질 가능성이 있다.

3일 국회 본관에 있는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앞은 '아수라장'에 빠졌다.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국민의힘 원내대표실과 원내행정국 압수수색 시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소식이 알려지자 국민의힘 의원 수십명이 원내대표실 앞으로 달려왔다. 원내대표실 앞 복도 바닥에 앉아 연좌 농성에 나섰고, 장동혁 대표는 '작된 특검 폐된 진실 (썩) 물러가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의원들은 "싸우자! 이기자!"며 특검 수사를 규탄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당 사무처 직원들과 보좌진들까지 달려오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당 수석인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 곽규택 원내수석대변인은 김민기 사무총장에게 특검의 원내 진입에 항의하기 위해 사무총장실에 찾아가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3일 국회 본관 원내대표실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특검 수사를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해람 기자
송언석 원내대표가 3일 국회 본관 원내대표실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특검 수사를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해람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국회 사무처가 특검이 압수수색을 할 수 있도록 협조했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설명이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국회 방호과 직원들이 특검을 국회 내에 진입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그러자 특검의 압수수색을 허용할 권한이 있는 우 의장과 김민기 사무총장에 대한 비토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의원들은 "민주당의 꼭두각시 우원식을 규탄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의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에 이어 당 원내대표실과 원내행정국 압수수색에 나선 것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조은석 특검에 대한 고발까지 검토하는 중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조은석 특검이 야당 탄압을 시도하고 있는 일련의 행태는 시기적으로도 법률적으로도 정상적이지 않다"며 "사법정의수호 및 독재저지 특별위원회에서 검토한 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특검 수사라는 초유의 위기 상황을 계기로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 관계자는 "당과 원내의 심장은 물론 직원들까지 압수수색하는 것은 자존심의 문제"라며 "의원들도 이를 느끼면서 하나로 뭉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원외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협의회 확대운영회의를 열고 원외 투쟁도 이어갔다. 장 대표는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모든 당원, 우파 시민과 싸워야 하는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이라며 "원외당협위원장들과 국민의힘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함께 싸워나가자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당 원외 핵심 인사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특검 수사에 대해 "정치적인 공세라고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서도 "폭주기관차를 떠올리게 한다. 폭주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한다"며 "대표가 중심을 잡고 지금까지 흩어졌던 전열도 재정비하고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장동혁 지도부를 중심으로 대여 투쟁에 열을 올리겠다는 방침이었지만, 김건희 특검에 이은 내란 특검의 수사에 힘이 빠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최 후보자가 교육자로서의 자질이 없다며 사퇴를 촉구했지만 특검 대응에 힘이 분산된 모양새다.
곧 이어질 9월 정기국회에서 쟁점 법안 처리가 줄줄이 예고돼 있고,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대여 투쟁의 효과를 보기 위해선 특검 수사의 여파를 빠르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오는 5일 압수수색 영장 시한까지 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한 농성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야당 말살을 획책하는 3대 특검의 무도한 압수수색과 과잉 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압수수색이 무산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