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 투입해 일시송환
평균 3년 6개월, 최장 16년 도피
평균 3년 6개월, 최장 16년 도피
[파이낸셜뉴스] 보이스피싱 사범 등 필리핀에 도피해 있던 피의자들이 대거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청은 4개월간 단체송환 작전을 펼쳐 피의자 49명을 강제송환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송환은 단일 국가에서 동시에 가장 많은 도피사범이 국내로 들어오는 사례다. 송환을 위해 필리핀 마닐라로 투입된 전세기가 이날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왔다.
민생경제범죄 사범 18명 등 사기사범이 2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의 평균 도피 기간은 3년 6개월이다. 한 피의자는 16년간 필리핀에서 은신하며 추적을 피하다가 검거됐다. 평균 나이는 39세로 최연소 피의자는 24세, 최고령은 63세다. 남성과 여성 각각 43명, 6명이다. 이들의 사기 행각으로 1322명이 피해를 입었고, 피해액은 총 605억원 규모다. 도박 개장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이 운영한 사이트 도금 규모는 10조7000억원에 달한다.
11명은 범죄단체를 조직하고 2018년부터 5조3000억원 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6월 현지에 경찰관을 파견하고 코리안데스크,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추적팀 요원 30여명과 8명을 검거했다. 지난해 4월 필리핀 세부에서 강도행각을 벌인 주범과 공범도 이번에 송환됐다.
주필리핀한국대사관은 해외안전팀 전원을 투입하고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등 필리핀 당국의 협조를 이끌어냈다. 이상화 대사는 "이번 단체송환은 필리핀이 더는 범죄자들의 도피처가 아니고 국외로 도피한 범죄자는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는다는 메시지를 주어 양국 국민의 안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송환을 위해 관계부처와 수차례 회의를 열고 인천공항 이동동선, 경력 배치, 입국 절차 등을 논의했다. 아울러 필리핀 이민청장을 면담하고 현지 절차를 점검했다. 수배관서 경찰관과 경찰병원 의료진 등 130여명이 동원됐고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대테러기동대 등 경력 100여명이 배치됐다.
경찰청은 매년 주요 국외도피사범을 선정해 관리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인터폴을 통한 국외도피사범 집중 검거·송환 작전'을 진행 중이다. 이번 송환 대상에는 집중관리 대상자 3명뿐만 아니라 2024년 핵심 등급 대상자 1명, 2022년 중요도피사범에 선정된 대상자 1명도 포함됐다.
이준형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이번 송환을 통해 해외로 도피한 범죄자들에게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며 "범죄수익을 기반으로 도피생활을 이어가는 피의자들을 끝까지 검거해 피해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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