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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열병식서 '지구권 전역 타격' ICBM 둥펑 DF-5C 등 공개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3 17:31

수정 2025.09.03 18:32

미국과의 패권 경쟁 겨냥한 공세적 무력 과시 의도 관측
DF-41보다 정확성 개선된 'DF-61' 첫 선 첨단무기 과시
'중국판 PAC-3' HQ-29, '항모 타격' 위협적 YJ-21도 등장
J-35A·J-20S 차세대 스텔스기, 유·무인 복합체계 대거 등장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둥펑(DF)-5C가 공개됐다. CCTV 캡처·뉴스1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둥펑(DF)-5C가 공개됐다. CCTV 캡처·뉴스1
[파이낸셜뉴스] 중국이 3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진행한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핵 탑재 미사일 둥펑(DF)-5C 등을 비롯해 최신 무기 체계를 사실상 모두 공개했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을 겨냥한 공세적 무력 과시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이날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DF-5B의 개량형으로 추측되는 DF-5C를 공개했다. DF-5C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지구권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날 열병식에서 최초로 육·해·공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전략적 핵 3축 체계'를 공개했다.



공중 발사 장거리 미사일인 징레이(驚雷·JL)-1을 비롯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JL)-3, 지상 발사 미사일 DF-61, DF-31을 선보였다.

최근 중국은 핵탄두도 과거 300여 발 수준에서 1000여개 수준으로 늘리고 핵전력의 현대화를 진행하면서. 서부 사막지대에 ICBM 발사 기지를 마련하는 등 핵전력 증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이날 ICBM DF-41의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DF-61을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DF-61은 최대 사거리 1만4000㎞에 이르는 DF-41보다 사거리가 늘어났으며 신형 고체연료로 추진하는 시스템을 사용해 발사 준비 시간을 크게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다탄두(MIRV) 탑재 능력을 갖췄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미국 타격을 목적으로 개발된 최신형 DF-61은 DF-41보다 표적 타격 정확성 등에서 더욱 개선된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은 사거리 4000~5000㎞ 수준으로 '제2 도련선'인 미국의 괌 타격이 가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DF-26D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무력화할 수 있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DF-17도 이번 열병식에서 선보였다.

이번 열병식 행사장 상공에는 미 해군의 F-35C에 대응하는 항모용 스텔스 전투기인 젠(J)-35A와 기존보다 전자전·지휘통제 기능이 강화된 J-20S도 함께 비행했다.

중국은 이번 열병식에서 항모 킬러 잉지(YJ)-21 극초음속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JL)-3 등 미사일도 공개했다. YJ-21은 최대 마하 8의 속도로 비행하며 약 1200㎞ 떨어진 해상 표적을 타격할 수 있고, 500kg급 탄두를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JY-21을 서태평양에서 미 해군을 억제하려는 뚜렷한 목적에서 개발된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공격 무기 외에도 이번 열병식에선 중·장거리 요격 능력을 갖춘 중국판 패트리엇'(PAC-3)으로 불리는 최첨단 차세대 대공방어 체계인 훙치(HQ)-29도 공개했다.

열병식장 상공에는 세계 최초로 2개의 좌석을 갖췄으며 무인기(드론)과 함께 작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J)-20S와 J-35A 등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들이 비행했다.

중국은 열병식에서 무인 잠수정과 항공기 등 유·무인 복합체계도 대거 선보였다. 'AJX002'로 명명된 러시아의 수중드론이자 핵어뢰인 '포세이돈'과 유사한 대형 무인 잠수정도 등장했다. 길이 약 15m로 장거리 정찰 및 대잠수함 작전 수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현재는 비핵화 무기로 관측되지만 유사시 핵을 탑재해 미국의 항공모함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전력으로 관측했다.

스텔스 드론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무인기도 등장했다. 무인기는 정찰 및 공격 임무를 수행하고, 유인 전투기와 함께 공중 작전에 투입될 수도 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행사를 해설한 중국중앙(CC)TV 중계진이 해당 드론에 대해 유인 항공기와 작전하며 인공지능(AI)으로 독자적 결정을 할 수 있는 일종의 '로열 윙맨'이라며 해당 모델이 페이훙(FH)-97 계열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Y-1'라는 명칭이 붙은 레이저 무기가 차량에 탑재돼 공개되기도 했다. 이 레이저 무기는 드론을 막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중국은 올해 열병식에서 대함 극초음속미사일, 러시아 포세이돈과 유사한 무인잠수정 등을 공개하며 중국의 서태평양 영역 지배 전략인 반접근, 지역거부를 위한 최신 무기체계를 동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내부 무장이 가능한 스텔스형 UCAV(무인기)와 지상과 공중, 해상 유무인 복합체계를 공개하면서 대형 다탄두 재진입체(RV)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최신 군사기술을 가진 군사강국임을 과시했다"고 분석했다.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YJ-17이 공개됐다. CCTV 캡처·뉴스1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YJ-17이 공개됐다. CCTV 캡처·뉴스1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둥펑(DF)-61이 공개됐다. CCTV 캡처·뉴스1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둥펑(DF)-61이 공개됐다. CCTV 캡처·뉴스1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둥펑(DF)-17이 공개됐다. CCTV 캡처·뉴스1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둥펑(DF)-17이 공개됐다. CCTV 캡처·뉴스1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JL-17이 공개됐다. CCTV 캡처·뉴스1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JL-17이 공개됐다. CCTV 캡처·뉴스1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초대형무인드론 'AJX002' 공개됐다. CCTV 캡처·연합뉴스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초대형무인드론 'AJX002' 공개됐다. CCTV 캡처·연합뉴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