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으로 자리보전하다 치명증 합병증 온다
집안에서의 낙상이 고령층의 생명 위협한다
안전한 생활 환경 조성과 적극적 치료 필수적
집안에서의 낙상이 고령층의 생명 위협한다
안전한 생활 환경 조성과 적극적 치료 필수적
[파이낸셜뉴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나라다. 그만큼 노년층의 건강한 삶을 지키는 것이 사회적 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낙상(落傷)’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노인의 삶과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70세 이상 노인의 낙상사고 환자 비율은 지난 2014년 대비 2.1배 증가했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취약하게 나타났으며, 낙상은 노인 사고 사망 원인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낙상을 겨울철 빙판길이나 야외활동 중 발생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전체 낙상의 60~70%가 집 안에서 일어난다. 침대에서 일어날 때, 화장실에서 미끄러질 때, 의자에 앉았다가 균형을 잃을 때 등 일상적인 순간에 발생한다.
고령층은 뼈와 근육이 약해 작은 낙상에도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 압박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단순 골절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기적인 침상 생활은 보행 능력 저하뿐 아니라 폐렴, 욕창, 혈전증 등 치명적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 게다가 한 번 낙상을 경험한 노인은 재낙상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고관절 골절 환자의 98%가 입원치료를 받았고, 이 중 7080대 환자가 89.9%를 차지했다. 고관절 골절을 겪은 노인의 1년 내 사망률은 2030%이며, 치료가 늦거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사망률이 70%까지 치솟는다.
엄상현 바른세상병원 낙상의학센터장은 “대부분 노인은 골다공증이 있어 뼈가 쉽게 부서지고 고정 기구도 잘 고정되지 않아 불유합 위험이 높다”며 “특히 대퇴경부 골절은 혈관 손상으로 무혈성 괴사가 발생할 수 있어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엄 센터장은 “전위가 없는 미세 골절은 초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MRI와 같은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며 “작은 낙상이라도 조기 진단과 치료가 사망률을 줄이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낙상 예방을 위해서는 △하체 근력과 균형감각을 키우는 운동 △영양 및 약물 관리 △실내 환경 개선이 필수다. 배우자가 없는 노인의 경우 낙상 위험이 2배 높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가정 내에서는 △욕실 미끄럼 방지 매트와 손잡이 설치 △바닥 전선 정리 △문턱 제거 △조도 개선 등이 권장된다. 야간에는 침상과 화장실 사이에 조명을 배치해 시야 확보를 돕는 것도 효과적이다.
고령화 사회에서 낙상은 ‘사소한 사고’가 아닌 생명과 직결된 위험이다. 전문가들은 낙상 예방을 위한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과 조기 진단, 적극적 치료가 노년층 삶의 질을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망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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