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밀착에 "중국은 우리 필요"
美언론은 "반서방 결속" 경계
美언론은 "반서방 결속" 경계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전승절(대일전승 80주년) 열병식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체했다. 그는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가 좋으며 미국의 군사력이 이들을 압도한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번 행사를 중국의 힘 과시형 외교 이벤트이자 반서방 결속의 장치라고 평가했다. 극초음속 미사일, 스텔스 전투기, 무인기(드론) 등 비대칭·정밀타격 무기체계는 유사시 대만 침공을 겨냥한 신호로 읽힌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세계 최강 군대 보유"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중국의 대규모 열병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참석을 도전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 주 전 푸틴과 좋은 만남을 가졌으며,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을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 그들은 미국을 향해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단연코 세계 최강의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 그들이 우리에게 도전하지 않을 것임을 믿어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많은 미국인이 과거 전쟁에서 중국을 위해 피를 흘렸다고 강조하며, 중국의 전승절 행사를 축하했다. 동시에 이번 열병식에 참석한 푸틴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언급하고 "미국을 향해 음모를 꾸미는 푸틴과 김정은에게 따뜻한 안부 인사를 전해 달라"고 적었다.
■미국 언론 "중국의 힘 과시·반서방 결속 이벤트"
김정은의 베이징 방문도 서방 언론들의 관심을 끌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김정은의 존재는 미국 동맹국 사이에서 새로운 권위주의 축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킨다"며 "특히 북한이 러시아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열병식을 중국이 대내외에 힘을 과시하는 외교행사로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시 주석이 첨단무기를 대거 선보이며 대만과 서방에 신호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일부 서방 관찰자들은 이란, 북한, 중국, 러시아를 새로운 반미(反美) 축으로 규정한다. CNN은 "테헤란과 평양은 모스크바에 무기를 제공해왔고, 중국은 북한 경제와 산업을 지원해왔다"며 "이들의 결속은 미국이 직면한 새로운 지정학적 축"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가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까지 흔드는 틈을 타 중국이 영향력을 넓히려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지적한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