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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향한 트럼프의 ‘조건부 위협’…러 제재 카드 만지작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4 04:14

수정 2025.09.04 04:14

【뉴욕=이병철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추가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에게 보낼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푸틴에게 전할 메시지는 없다. 그는 내가 어떤 입장에 있는지 잘 알고 있고, 결국 어느 쪽이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의 결정이 무엇이든 우리는 만족하거나 불만족할 것이다. 만약 우리가 불만족한다면 무언가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발언 수위상 러시아에 대한 무력이나 경제적 조치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제재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어떻게 아무 조치가 없다고 할 수 있나. 중국 다음으로 러시아산 원유 최대 구매국인 인도에 2차 제재를 부과했다. 그로 인해 러시아는 수 천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며 "그걸 아무 조치도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나는 아직 2단계, 3단계 제재를 시행하지도 않았다"고 언급해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강경한 언사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평화 협정 체결을 추진하면서도 강압적 조치보다는 협상 동력을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조건부 위협'으로, 향후 협상 상황에 따라 러시아 제재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카롤 나브로츠기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카롤 나브로츠기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