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3 운전면허 30만원씩 지원”..."혈세 낭비" 들고일어선 교사노조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4 08:37

수정 2025.09.04 08:36

경기교육청 자격증 취득 경비 지원 사업
학생·학부모는 찬성... 교사노조는 '규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경기도교육청이 올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운전면허 등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하면서 현장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자격증 취득 실비지원 일반고까지 확대...372억 예산 편성

3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경기지역 관내 모든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학생 1인당 운전면허, 어학,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등 1개 자격에 한해 자격증 취득 실비를 최대 30만원까지 지원하는 사업이 처음으로 시행 중이다.

기존에는 실업계고 재학생을 대상으로만 시행했으나, 올해부터 특수, 대안학교를 포함해 일반고, 자율고, 특성화고 등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확대했다. 사업에 편성된 예산은 372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도교육청이 올해 초 이 사업 시행을 앞두고 관내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수요 조사 결과 전체 12만2333명 중 72.4%에 해당하는 8만8575명이 사업 시행을 희망했다. 취득 희망 자격증은 운전면허(7만2751명·82.1%)가 가장 많았고 어학(4430명·5%), 한국사능력검정시험(1772명·2%), 기타 등으로 나타났다.

경기교사노조 "교사들이 운전면허 업무까지 떠안게 됐다"

그러나 교사들은 혈세 낭비, 업무 가중 등의 이유로 사업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경기교사노동조합은 이날 국회에서 '고3 교실에 운전면허 372억 혈세 낭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굳이 고3 학생에게 이 예산을 쓰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교육적 적합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운전면허는 만 18세 이상만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고3 학생이라고 하더라도 생일이 지나야 지원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경기도는 이미 만 19세 이상 청년들에게 운전면허 취득 지원 예산 200억원을 편성했다는 것이 경기교사노조의 주장이다.

경기교사노조는 "더욱이 지금은 수능 원서를 접수하고 수시모집을 준비하는 중요하고 급박한 시기로 고3 담임 교사들은 대학 입시 상담과 취업 지도 등에 매진하느라 1분 1초가 모자란 상황인데 운전면허 관련 업무까지 떠안게 됐다"며 "교사의 시간과 역량이 행정 업무로 낭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도교육청 관계자는 "졸업 후 사회진출을 앞둔 고3 학생들의 원활한 사회진출 역량 개발을 돕는 사업으로 운전면허의 경우 수능 이후 대학에 가기 전까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취득하는 자격증이자 가수요 조사에서도 수요가 가장 많았다"며 "학생, 학부모들이 빠른 시행을 원하는 만큼 이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돼 많은 학생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