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깊은 슬픔 견딜 수 있었다"…가평소방서 앞 현수막 내건 사람들의 마음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4 10:21

수정 2025.09.04 11:06

지난 7월 20일 집중호우로 발생한 매몰 및 실종사고와 관련해 실종자 가족들이 가평소방서 앞에 감사의 마음을 담은 현수막을 게시한 모습. /사진=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지난 7월 20일 집중호우로 발생한 매몰 및 실종사고와 관련해 실종자 가족들이 가평소방서 앞에 감사의 마음을 담은 현수막을 게시한 모습. /사진=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파이낸셜뉴스] 경기도 가평군 가평소방서 앞에 2개의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을 내건 사람들은 지난 7월 20일 집중호우로 발생한 매몰 사고로 실종된 이들의 가족과 지인들이었다.

집중호우 실종자 유가족·지인 "숭고한 헌신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당시 가평소방서는 사고 직후부터 지난달 9일까지 다수의 소방인력·장비를 투입해 경찰, 군부대, 자원봉사자 등과 합동으로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비가 그친 뒤엔 폭염과 거친 물살에도 위험을 무릅쓰며 끝까지 수색 활동을 이어갔다.

실종자 가족들은 “그동안 (故)김○○이 우리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밤낮으로 애써주신 소방대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실종자 수색에 도움을 주신 숭고한 헌신과 사명감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게시했다.



중앙일보는 현수막 중 하나를 캠핑 중 토사와 급류에 휩쓸려 간 A씨(40대) 유가족이 지난달 29일 설치했다고 전했다.

A씨 부부와 아들 2명은 지난 7월 20일 가평군 조종면 마일리의 캠핑장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큰 아들(17)만 구조됐고 A씨 부부와 작은 아들의 시신은 소방당국 등에 의해 수습됐다.

이후 A씨 유가족은 가평소방서와 가평경찰서 앞에 감사 현수막을 걸었다. 앞서 지난달 18일엔 가평군 조종면과 상면 행정복지센터에 쿠키 상자를 전달하고 22일에도 가평군청에 200인분의 커피 차량을 보낸 사실도 알려졌다.

"실종자 못찾아 미안해하던 대원들... 평생 잊지 않겠다" 국익위에 글 남겨

A씨 유가족들은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에 감사의 글도 올렸다.

이들은 “우리 가족이 깊은 슬픔 속에서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지속되는 폭염과 누적된 피로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수색해 주시고 위로해 주신 분들을 만났기 때문”이라며 “수색 기간이 길어지는데도 (실종자를) 찾아내지 못한 미안함을 숨기지 못하던 대원들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여러분이 있어서 정말 든든했다. 수색에 참여한 모든 분께 너무 감사하다. 따뜻한 은혜를 평생 잊지 않겠다”고 썼다.


또 다른 현수막은 지난 7월 20일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20일 만에 발견된 50대 남성 B씨 유가족인 것도 전해졌다.

가평소방서 관계자는 “힘든 수색 활동 속에서도 가족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큰 위로와 격려가 된다.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