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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은 병 아니다. 참아라"..입덧 힘들어하자 눈치주는 시모 [헬스톡]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4 14:27

수정 2025.09.04 15:01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한 임산부가 임신 초기 입덧이 심하다는 이유로 시어머니에게 눈치를 받고 있다는 사연을 전했다.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입덧으로 몸도 힘든데 마음까지 지치게 하는 시어머니 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씨는 "물만 마셔도 토할 것 같고 냄새에 너무 예민해져서 밥 냄새, 화장품 냄새, 향수 냄새 등 모든 냄새가 역하게 느껴진다"면서 "하루하루가 버티는 것도 힘든데 문제는 시어머니 때문에 미칠 것 같다는 점이다"라고 했다.

A씨는 "시어머니는 내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임신은 병이 아니다. 다 참아야 한다'라는 식으로 말한다"며 "힘들어서 누워 있자 '너무 예민하다.

우리 때는 다 해냈다'면서 은근히 눈치를 준다"고 토로했다.

특히 A씨가 밥도 못 먹고 토할 때마다 "애 생각 안 하냐. 그러니까 요즘 엄마들이 문제다"라고 말한다며 "그럴 때마다 너무 짜증 나고 서럽고 화난다. 일부러 안 먹이는 게 아니라 정말 몸이 안 따라주는 건데 이해받기보다는 혼나는 기분이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며칠 전에는 시어머니가 아들(A씨 남편) 먹인다고 고등어를 구웠다"면서 "냄새를 맡고 속이 안 좋아져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속을 게워 냈더니 시어머니는 '이런 걸로 토하면 애 키우기는 글렀다'고 혀를 차더라"고 말했다.

A씨는 "그 말을 듣고 너무 서러워 눈물을 흘렸다"며 "몸도 힘든데 마음까지 상하니 견디기가 너무 어려워서 남편한테 하소연했는데 '엄마 세대랑은 다르니까 그냥 넘어가'라며 중재를 피하기만 한다"고 토로했다.

A씨는 "저는 도대체 어디에 기댈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자꾸 스트레스만 받는 상태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물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임신은 병 아니지만, 입덧은 질환이다", "몸이 먼저다. 스트레스받지 말고 충분히 쉬세요", "몸이 힘든 걸 왜 이해 못 하냐", "애 생각하면 시어머니를 못 오게 해야 한다", "시어머니는 자기 자식 챙기고, A씨는 A씨 자식 챙겨야 한다. 단호하게 오시지 못하게 해라" 등의 의견을 냈다.

임신부의 약 70-85%가 경험하는 '입덧'

입덧은 임신 중 구역과 구토를 동반하는 증상으로, 임신부의 약 70-85%가 경험한다. 입덧은 일반적으로 마지막 생리 후 4~5주 사이에 시작되어 11~13주에 가장 심해지며, 14~16주까지 지속되었다가 22주 정도에 나아진다.

가벼운 증상은 생활습관과 식습관 개선으로 나아질 수 있으므로, 휴식, 자극 노출과 스트레스 피하기, 적은 양의 물과 음식 자주 섭취하는 것 등이 권장된다.

증상이 심한 경우 의사와 상담하여 비타민 등과 같은 안전한 약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임신 한 달 전에 종합비타민을 복용하면 입덧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극도로 심각한 임신 중의 구역과 구토를 임신 오조(hyperemesis gravidarum)라 하며, 임신 오조의 발생률은 전체 임신의 0.3~3%로 알려져 있다. 임신 오조의 정확한 정의는 없으며, 심각한 구토와 구역을 보이면서 임신 외 다른 원인을 제외할 수 있을 때 임신 오조 진단을 내릴 수 있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진단 기준은 임신 외 다른 원인이 없는 지속적인 구토 증상, 급성 탈수(보통 많은 케톤뇨 동반) 및 임신 전 체중의 5% 감소가 있는 경우다.

또한 혈액 전해질, 갑상선 및 간 이상이 동반될 수 있다. 임신 오조는 임신 제 1삼분기(임신 12주까지)에 입원하는 가장 큰 원인이며, 임신 전체 기간 동안으로 봤을 때도 조기 진통(preterm labor) 다음으로 흔한 입원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부와 태아에 미치는 영향

구역과 구토가 지속되는 경우 탈수와 체중 감소가 일어나며 대사성 산증 또는 위액 구토로 인한 알칼리증 등의 산 염기 불균형과 전해질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입덧으로 인한 사망은 드물지만, 베르니케 뇌증, 식도파열, 기흉 및 급성 세뇨관괴사 등의 심각한 질환이 보고된 바 있다.

임신 중 심한 입덧은 입원율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몇몇 여성은 이로 인한 심각한 정신사회적 질환을 경험하고 임신종결(유산)로 이어지기도 한다.

입덧이 배아와 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증상의 중증도에 따르다. 약한 구토나 중간정도의 구토는 임신 결과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입덧을 감소시키기 위한 치료법으로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증상을 발생시킬 수 있는 자극 노출을 피하는 것이다.
식사요법의 효과에 대해서는 확인된 연구가 거의 없지만 적은 양의 물과 음식을 자주 먹기, 자극적인 맛이나 지방식을 줄일 것, 말린 식품이나 고단백 스낵 혹은 크래커 등을 아침 기상 후 섭취할 것 등이 권장된다.

뜨거운 음식의 냄새는 불편하게 하므로 찬 음식이 좋으며, 구역이 있을 때는 누워 있으며, 스트레스를 피하라고 권장되고 있다.
그 외 생강을 먹을 경우 구역이 나아졌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