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환절기에 더 신경쓰이는 건선, 조기 관리 방법

김현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4 14:09

수정 2025.09.30 14:01

전세계 0.1~8%가 겪는 희귀질환, 은백색 각질이 겹겹이 나타나는 피부 질환 건선
전염성 없으나 사회 생활에서 위축감 느끼기도 해, 적절한 치료로 증상 조절하며 건강한 일상 되찾아야
피부에 은백색 각질이 겹겹이 나타난다면 건선을 의심해볼 수 있다. 건선은 면역 체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0.5% 정도가 겪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진: 뉴시스
피부에 은백색 각질이 겹겹이 나타난다면 건선을 의심해볼 수 있다. 건선은 면역 체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0.5% 정도가 겪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진: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계절이 바뀌거나 스트레스가 심해질 때, 피부에 붉은 발진과 은백색의 각질이 겹겹이 쌓이듯 나타난다면 ‘건선(Psoriasis)’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건선은 흔히 단순 피부 질환으로 오해받지만, 면역체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의 0.1~8%가 겪는다. 우리나라에는 0.5~1%로 추정하고 있으며 꾸준히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건선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어 적극적인 이해와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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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전문의이자 더힐피부과 마포공덕점의 대표 원장인 우수한 원장. 칼럼을 기고하고 탈모와 저속노화 등을 다루는 유튜브 '모아시스' 채널에도 출연하는 등 현대인의 '저속노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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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은 단순한 피부병일까? 건선이 생기는 이유

건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연구에 따르면 유전적 요인과 면역체계의 이상 반응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정상 피부의 세포 교체 주기는 약 28일 정도이지만, 건선 환자에서는 면역 반응 이상으로 인해 이 주기가 수일(약 3~5일)로 크게 단축한다. 이로 인해 표피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고, 두꺼운 각질과 염증성 발진이 형성되는 것이다.

건선은 단순히 피부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관절이나 전신 질환과 연관되기도 한다. 실제로 건선성 관절염은 환자의 약 5~30%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대사증후군,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도 보고되고 있다.

대표적인 증상과 일상에서의 불편함

건선의 가장 흔한 형태는 판상 건선(Plaque psoriasis)으로, 팔꿈치, 무릎, 두피, 허리 부위에 잘 생긴다. 붉은 반점 위로 은백색의 각질이 두껍게 덮이고 심한 경우 가렵거나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두피 건선은 심한 비듬처럼 보이기도 하고, 손발톱이 두꺼워지거나 변형되는 조갑 건선이 동반되면 손을 쓰는 데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 때문에 환자들은 사회생활에서 위축감을 느끼기도 한다. 건선은 전염성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부 병변이 타인에게 불결하게 보이거나 감염병으로 오해받아 심리적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 경우가 많다.

건선 치료, 맞춤형 접근이 필요

건선은 완치가 쉽지 않은 만성 질환이지만,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치료 방법은 병변의 범위, 중증도,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국소치료: 연고, 크림 형태의 약물을 통해 피부의 염증과 각질을 완화한다.

▲광선치료: 특정 파장의 자외선을 조사하여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전신치료: 중증 건선 환자에게는 경구 약물이나 주사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표적치료제의 발전으로 건선 치료 효과가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과음, 흡연, 비만은 건선 악화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에 힘쓴다면 크게 도움이 된다.

건선 환자를 위한 생활 관리법

▲피부 보습: 피부가 건조하면 증상이 악화한다. 씻은 후에는 반드시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자.

▲자극 최소화: 몸과 얼굴의 각질을 인위적으로 벗겨내는 스크럽, 뜨거운 물 목욕, 세정력이 강한 세정제 사용은 피하는 것을 권한다.

▲자외선 주의: 적당한 햇빛은 도움이 되지만, 자외선에 과다하게 노출되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정기적인 전문의 진료: 증상이 가볍더라도 스스로 방치하지 말고, 피부과 전문의의 꾸준한 관리를 받는 것이 좋다.


건선은 단순히 피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환자의 전신 건강과 정신적 안녕까지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충분히 조절할 수 있으므로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꾸준한 치료와 관리로 증상을 조절하고, 건선으로 인한 삶의 불편을 줄여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피부에 나타나는 작은 신호들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보다 건강한 일상을 되찾자.

kind@fnnews.com 김현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