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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은 가만히 앉아있어”…나경원 발언 때 국힘 초선의원도 있었다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4 16:29

수정 2025.09.04 16:23

국민의힘 초선 정성국 "나 의원, 부적절한 발언" "다만 야당 간사 막아선 추미애 위원장 잘못 커" 범야권 초선 의원 74명 “국회, 징계요구안 제출”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이 추미애 위원장에게 의사 진행 방식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이 추미애 위원장에게 의사 진행 방식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초선의원은 가만히 있어라.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발언한 뒤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에선 초선의원 의견을 억누르는 건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무시하고 국회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는 비판과 함께 나 의원에 대해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것을 예고했고 국민의힘은 ‘억지 누명’이라며 여당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여야 초선 의원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강·정춘생·전종덕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소속 초선 의원 7명은 4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나 의원의 징계요구안을 제출했다.

나경원 '초선 발언' 들은 같은 당 초선 의원

나 의원의 발언을 현장에서 들은 같은 당 초선 정성국 의원은 3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그 발언 만큼은 부적절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정 의원은 “그 상황은 더불어민주당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라는 것 자체는 당에서 추천하면 되는데,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막아선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짚으며 "거기에 대해서 당연히 강하게 항의할 수밖에 없었다.

항의하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기 때문에 그 상황은 제가 충분히 이해하고 나 의원 마음도 이해하는데 단지 표현 자체는 부적절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도 초선이 44명이다. 거의 40%가 넘는다”며 “(나 의원도) ‘내가 좀 발언이 지나쳤구나’(하고) 충분히 인지하고 계실 듯 하다"고 설명했다.

초선이라 부족하다는 생각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경험도 중요한데 경험이 답은 아니다. 그러니까 초선이라고 잘 모르고 서툴고 3선이니까 잘 안다? 저는 동의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같은 정당의 동료로서 항의해야 할 것 같다'는 진행자 말에 “저희가 항의하지 않더라도 지금 여러 군데에서 비판을 받고 있지 않는가. 중진이니까 아마 충분히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범여권 초선, 나 의원 강력 규탄

이재강·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전종덕 진보당 의원 등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나경원 의원 징계요구안을 제출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재강·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전종덕 진보당 의원 등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나경원 의원 징계요구안을 제출하고 있다./사진=뉴스1

범여권 초선 의원들은 이날 '초선은 가만히 있어'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나 의원에 대해 징계요구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재강·정춘생·전종덕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소속 초선 의원 7명은 이날 오전 국회 의안과에 나 의원 징계요구안을 냈다.

지난 3일엔 민주당 초선 의원 20여명이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의 대표인 이재강 의원을 비롯해 권향엽·김현정·박선원·박용갑·박홍배·백승아·엄태준·오세희·이성윤·이훈기·염태영·임미애·장종태·정진욱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나 의원의 해당 발언은 단순한 언어폭력을 넘어 국회의원으로서 기본 예의와 동료에 대한 존중을 저버린 권위주의적 태도”라며 “나아가 초선 의원으로서 겪을 수 있는 처지와 고민, 정책 역량을 집단적으로 폄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사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나 의원의 말을 고스란히 들은 이성윤 의원은 “(나 의원은) 이렇게 오만한 인식이 있기 때문에 국민을 무시하는 12·3 내란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라며 “법조는 나 의원이 저보다 후배다.
법조로 보면 경력이나 지식이나 나 의원한테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나 의원의 '초선 의원' 발언을 촉발시킨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박 의원은 “내란을 옹호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의 선봉장이 되었던 어느 5선 의원이 법사위 간사 자리를 노리고 왔다”면서 “국민을 대표하는 선출직이 국민에게 총부리를 들이댄 내란을 옹호한다면, 더 나아가 그런 자를 법사위의 간사로 선임하겠다는 국민의힘의 법사위 전략은 과연 무엇이냐”고 직격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