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중 1명 여전히 일회용컵 반입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서울시 자치구청 중 절반 가까운 구청이 청사 내 일회용품 반입 금지 조례를 제정하지 않는 등 일회용품 절감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환경연합에 따르면 연합과 시민 조사단 32명은 지난달 한 달 동안 자신이 속한 자치구 구청을 직접 방문해 점심시간(낮 12시20분~오후 1시) 일회용컵 반입률과 청사 내 일회용품 사용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전체 평균 일회용컵 반입률은 약 28%로 평균 3명 중 1명이 청사에 일회용컵을 반입해 사용하고 있었다.
노원구가 52%로 가장 높은 반입률을 보였고 관악구는 8.88%로 가장 낮았다.
이어 중랑구(46%), 용산구·마포구(42%)순으로 높은 반입률을 보였다.
반면 가장 낮은 자치구는 중구(13%), 은평구(11%), 관악구(9%)로 15% 미만 반입률을 기록했다.
25개 자치구 중 조례로 청사 내 일회용품 반입을 금지하는 곳은 모두 14곳(강남·강북·광진·관악·노원·동작·성동·성북·송파·용산·영등포·은평·종로·중랑)이다.
그 외 11개 자치구(강동·강서·구로·금천·도봉·동대문·마포·서대문·서초·양천·중구)에는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조례는 있지만 청사 내 1회용품의 반입 및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은 없다.
11개 자치구 중 자체적으로 일회용품 없는 청사 정책을 통해 일회용품을 금지하는 곳은 7곳(금천·도봉·동대문·마포·서초·양천·중구)이다.
강동구, 강서구, 구로구, 서대문구 등 4개 자치구는 일회용품 반입 절감을 위한 조례도 없고 자체적인 정책도 없다는 게 서울환경연합의 지적이다.
동대문구청과 강남구청을 조사한 손윤서 시민 조사단원은 "시민들에게는 다회용기를 쓰라고 홍보하며 정작 구청은 실천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이 이중적 태도 앞에서 한 시민으로서 깊은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며 "구청은 시민에게 변화를 요구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변해야 한다. 실천 없는 정책은 허물뿐"이라고 말했다.
반입률이 가장 낮은 관악구를 조사한 윤선영 시민 조사단원은 "관악구의 수치가 당연한 지표가 돼야 하는데 어째서 1위인 것인가 하는 의문도 든다"며 "정책이나 조례가 정말 제대로 시행되었다면 다른 자치구도 마찬가지인 수치가 나왔어야 한다"고 짚었다.
제로웨이스트 상점 1.5도씨의 이정연 대표는 "규제가 가장 잘 안내돼야 할 행정기관에서조차 이 정도라면 시민 일상에서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사용이 지속되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서울시 25개 자치구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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