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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유럽 매출 5년 내 2배로 확대…中 위협에는 'AI 가전'으로 승부 [IFA 2025]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5 10:00

수정 2025.09.05 10:47

류재철 HS사업본부장 IFA 현장서 간담회
150조 유럽 가전시장서 확고한 1위 목표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이 5일 IFA 2025 LG전자 부스에서 AI홈 허브 ‘씽큐 온’과 가전들이 서로 연결되며 고객의 일상을 업그레이드 하는 'LG AI홈'을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이 5일 IFA 2025 LG전자 부스에서 AI홈 허브 ‘씽큐 온’과 가전들이 서로 연결되며 고객의 일상을 업그레이드 하는 'LG AI홈'을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베를린(독일)=임수빈 기자】 "유럽에서 5년 내에 매출을 2배로 키우고, 유럽시장에서 확고한 1위 가전 브랜드가 되겠다. "
류재철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솔루션(HS)사업본부장이 5일 독일 베를린 IFA 2025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럽 가전사업 목표에 대해 이같이 제시했다. 이를위해 기업간거래(B2B), 소비자대상 직접판매(D2C), 논 하드웨어(HW) 등 신성장 사업에 집중하고, 프리미엄과 볼륨존(중저가) 제품 투트랙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류 본부장은 "북미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프리미엄 시장인 유럽을 공략하기 위해 유럽 맞춤형 제품들을 구성하는데 이번 IFA 2025 전시의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B2B·D2C 등 新사업 중심 성장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이 5일 IFA 2025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이 5일 IFA 2025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유럽은 북미와 함께 세계 최대 가전 시장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유럽 가전 시장 규모는 약 150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북미와 달리 유럽 시장에서는 프리미엄과 볼륨존(중저가) 시장 모두 보쉬·밀레 등 전통 강자가 버티고 있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류 본부장은 "유럽 시장은 본고장의 강자들 뿐 아니라 중국, 튀르키예 업체들까지 다른 어떤 지역보다 가전 시장 경쟁이 심하다"면서도 "LG전자는 유럽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지난 수 년간 빠른 성장을 해왔고, 고객들의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고 자신했다.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LG전자 부스를 방문한 외신 기자들과 가전 업계 관계자들이 LG AI홈을 둘러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LG전자 부스를 방문한 외신 기자들과 가전 업계 관계자들이 LG AI홈을 둘러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향후 유럽 가전 사업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B2B, D2C, 논 하드웨어 등 질적 성장이 가능한 신사업 분야를 더 확장한다. B2B에서는 유럽이 좁은 가옥 구조 때문에 빌트인 수요가 높은 점을 고려해 빌트인 가전 부문을 집중 육성한다. LG전자는 유럽 내 빌트인 매출을 2030년까지 10배 이상 퀀텀점프시켜 유럽 빌트인 시장에서 톱5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빌트인 사업 운영 국가도 현재 이태리, 스페인 등 남유럽 위주에서 서유럽, 북유럽 등 프리미엄 시장으로 확대 전개한다.

D2C 분야에서는 온라인브랜드샵(OBS) 매출을 2030년까지 3배 이상 늘려 영향력 있는 판매 채널로 육성한다. AI홈 플랫폼을 본격 사업화하고, 이를 B2B 영역으로 확장해 나간다. 또 생성형 AI를 탑재한 AI홈 허브 '씽큐 온'과 이와 연동되는 'LG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를 한국에 이어 유럽 주요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지역별 특화 B2B용 AI홈 솔루션도 준비 중이다.

LG전자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고효율, 디자인, 편의성 등 유럽 현지 맞춤형 제품군을 대거 내놓는다. 프리미엄에서 인정받은 품질과 기술을 볼륨존으로 확대하고 볼륨존에서도 수익성을 높여 시장 지배력과 수익성 모두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中 공세에도 자신감 피력

LG전자와 경쟁 관계인 중국 가전 업체들의 공세도 유럽 가전 시장에서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TCL·하이센스를 비롯한 TV제조사부터 로보락·에코백스 등 로봇청소기 업체들까지 대거 IFA에 참가하며 시장을 흔들고 있다. 올해 IFA 전체 참가 기업의 3분의 1이 중국 기업일 정도로 위세가 커졌다. 류 본부장은 "중국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진화하고 있고, 우리가 갖지 못한 속도감을 갖고 있는 건 분명하다"면서도 "(중국 기업의 위협이) 넘을 수 없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LG전자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AI 가전'을 꼽았다. 그는 "AI 가전이 시간이 지남으로써 점점 진화를 하고 더 빨리 지능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가전, AI를 바탕으로 더 경쟁력 있게 만들어 나가는 부분이 LG전자만의 포인트"라고 했다. 이어 "똑같은 AI 브레인이라도 LG전자가 가지고 있는 가전에 대한 정보와 가사일에 대한 더 많은 데이터로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을 단순히 적으로 보기 보단, 이들의 제조 역량 및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식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 LG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로보킹 AI 올인원'을 중국 청소기 전문 기업 '실버스타'와 합작개발생산(JDM) 방식으로 생산하기도 했다.
류 본부장은 "JDM은 LG전자가 직접 설계하고 디자인·기능까지 주도하면서, 중국의 제조 생태계를 활용해 만드는 전략으로, 중국 생태계에서 원재료와 부품을 활용하면 중국 업체들과 같은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