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나스닥은 전날 성명을 통해 "최근 몇 년간 일부 중국 기업의 상장 후 급등락 사례를 분석한 결과, 불법 시세조작(pump-and-dump)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시장 유동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규정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새 규정에 따르면 중국에서 주로 운영되는 기업은 나스닥 상장을 위해 최소 2500만 달러의 공모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기존 소규모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한 중국 기업들이 상장 직후 주가가 수천% 급등했다가 폭락하는 사례가 반복된 데 따른 조치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또한 나스닥은 순이익 기준 상장 요건을 충족하는 신규 기업에 대해 공모주 시장가치 최소 1500만 달러를 요구했다. 이는 기존 기준인 500만 달러보다 3배 높은 수준이다.
시가총액이 500만 달러 미만인 기업에 대해 상장 폐지 및 거래 정지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정도 개정됐다. 유동성이 부족한 기업들이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존 제카 나스닥 글로벌 법무·리스크·규제 담당 부사장은 "이번 개정은 시장 현실에 맞춰 나스닥의 기준을 지속적으로 진화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투자자들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최소 요건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나스닥은 이번 규정 개정안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으며, 승인 즉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또 잠재적 조작 거래에 대해 SEC 및 금융산업규제청(FINRA)에 지속적으로 보고하고, 국내외 규제 당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나스닥은 이미 2022년 상장 기업이 최소 300명의 투자자에게 100주 이상을 배정하고 총 2500달러 이상을 유치해야 한다는 규정을 도입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그 연장선상에서 중국 기업의 상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부연했다.
한편,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자사는 이미 최고 수준의 상장 기준을 갖추고 있다"며 유사한 규정 변경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100개 이상으로 알리바바·JD닷컴·바이두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이 포진했다.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총 시가총액은 약 1조 달러에 달한다.
올가을 IPO 시장은 최근 몇 년 중 가장 활발한 시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올해 4월에는 중국 차카페 체인 '차지(Chagee)'가 나스닥에 상장해 4억 1100만 달러를 조달하며 올해 최대 규모의 중국 기업 IPO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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