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짠돌이 끝판왕 vs 손흥민 스카우트... 토트넘, 25년 레비 회장 시대 마감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5 10:13

수정 2025.09.05 10:53

토트넘 손흥민이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에서 다니엘 레비 회장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토트넘 손흥민이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에서 다니엘 레비 회장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레비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25년간 토트넘 홋스퍼를 이끌었던 다니엘 레비 회장이 전격 사임했다. 손흥민이 LA FC로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축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2001년 토트넘 회장으로 부임한 레비는 EPL 역사상 가장 오래 회장직을 지켰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토트넘은 중위권 팀에서 벗어나 빅 클럽으로 성장했다.

특히 10억 파운드(약 1조 8천억 원)를 투자한 최첨단 시설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그의 대표적인 업적이다.

하지만 팬들의 마음은 늘 복잡했다.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동안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었던 토트넘의 성적 때문이었다. 팬들은 경기장에서 '레비 아웃'을 외쳤고, '우리의 경기는 영광에 관한 것이고, 레비의 경기는 탐욕에 관한 것이다'와 같은 현수막을 내걸며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손흥민, 가레스 베일, 해리 케인 등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하고 키워냈지만, 정작 필요한 시기에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는 '짠돌이' 구단주 이미지도 강했다. 레비 회장에게는 '선수 이적료를 아끼고, 이윤을 챙기는 데만 집중한다'는 비판이 늘 따라붙었다. 늘 이적시 진통이 잇따랐다. 손흥민이 토트넘 레전드 중 가장 아름답게 나온 케이스였다.

손흥민과 레비 회장의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영광 유로파 우승.연합뉴스
손흥민과 레비 회장의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영광 유로파 우승.연합뉴스

그러다보니 이러한 비판 속에서도 손흥민과 레비 회장의 관계는 특별했다. 2015년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을 레비 회장이 직접 추진했기 때문이다. 이후 손흥민은 토트넘의 에이스로 활약했고, 주장 완장까지 찼다.

하지만 10년이 흘렀고, 이제는 이별의 시간이다. 손흥민은 새로운 도전을 위해 토트넘을 떠났고, 레비 회장도 25년간 지켰던 회장직에서 내려왔다. 마치 한 시대의 막이 내린 듯한 느낌이다.

손흥민과 레비 회장의 공통점은 '위대한 성과'와 '채워지지 않는 우승 트로피'라는 양면성을 가졌다는 점이다.
손흥민은 토트넘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지만, 아쉽게도 팀 우승 트로피는 하나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레비 회장 또한 구단을 성장시켰지만, 팬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우승을 가져오지는 못했다.


앞으로 토트넘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그리고 그들의 빈자리를 누가 채울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