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앱 통해 조각투자…거래 활성화 기대↑
STO 시대의 전초전…유통 플랫폼 인가 경쟁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이르면 내년 부동산·음악 저작권 등 조각투자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전용 거래소가 문을 연다. 투자자들은 증권사 모바일 주식거래앱(MTS) 등을 통해 다양한 자산에 보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조각투자 상품은 아직 거래 규모가 미미하고 제도화되지 않은 영역이지만, 전용 거래소 출범과 함께 토큰증권(STO) 법까지 통과되면 주식·채권 외 다양한 기초자산의 증권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수 증권사들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 신청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조각투자 유통 시장을 운영할 수 있는 인가 단위를 신설하고 최대 2곳까지 승인해주겠다는 계획을 전날 발표했다.
조각투자란 부동산, 음악저작권 등 기초자산을 잘게 쪼개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도록 발행한 비금전 신탁수익증권을 말하는데 현재는 조각투자 상품을 거래할 전용 거래소가 없다. 아직 제도화되지 않은 영역이며 상품 발행사들은 법적으로 발행·유통 겸업이 금지돼 2차 거래시장 직접 운영에 제약이 있다.
거래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언제든 사고 팔 수 있는 환금성이 중요한 만큼 앞으로 등장할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은 아직 거래가 미미한 조각투자 시장에 전환점을 가져다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우선 증권사 앱을 통해 거래가 가능해지는 만큼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제고되는 효과가 있다.
또 거래소는 투자 안정성과 상품 매력도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상품을 상장시키려 하기 때문에,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 조각투자 상품이 시장에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
유통 플랫폼 인가를 검토 중인 한 증권사 관계자는 "K-콘텐츠, 스타트업 지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유동화 수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자산군 다양화 및 확대에 유통 플랫폼 신설이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조각투자 시장엔 카사·루센트블록·펀블 등 3사의 부동산 기초자산의 비금전 신탁수익증권과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 기초 신탁수익증권 상품이 대표적이다. 갤럭시아머니트리도 항공기 엔진 신탁수익증권 발행 서비스로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 지정을 받고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신규 사업자들이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유통 시장은 크게 두가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우선 한국거래소가 준비 중인 장내 거래소가 있다. 한국거래소는 사업자의 자기자본 요건, 상품의 크기 등 엄격한 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장내거래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 금융위원회가 최대 2곳까지만 인가해주겠다고 한 신탁수익증권 장외거래소가 있다. 여기엔 증권사, 핀테크사 등 다양한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맺고 참여할 수 있다. 기존 조각투자 발행사 중에선 루센트블록이 유통 플랫폼 인가 신청에 나서겠다고 공식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이 밖에 한국ST거래는 소상공인(백년가게)의 사업에 기반한 투자계약증권의 유통을 위한 장외거래 플랫폼으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았다.
장외거래소 출범을 앞두고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금융위가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가 포함된 컨소시엄이 유통 플랫폼 인가에 신청하면 심사시 가점을 부여하겠다고 해 유리한 입지에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기특화 증권사로는 DB금융투자, DS투자증권, BNK투자증권, IBK투자증권, SK증권,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8개사가 있다.
조각투자 상품이 향후 전자증권보다 STO형태로 발행·유통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장외 유통 플랫폼 인가는 STO 시장을 선점하는 기회로도 여겨지고 있다. 여러 증권사들은 STO 관련 미래 먹거리를 준비 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2개사만 허용하기 때문에 선점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초자산에 맞춰 라이선스가 부여될 것으로 예상돼 조각투자 상품에 대한 토큰화 유통 추진시 선제적인 취득에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조각투자 시장을 선도해온 기존 혁신금융사업자들이 발행·유통 겸업 금지 등 규제상 불리한 상황에 놓인 반면 증권사들이 거래 수수료 수익을 챙기게 되는 구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유통 분리 규제로 인해 기존 조각투자 스타트업들의 상황은 좋지 않아졌다"며 "유통 인가 컨소시엄 구성이 어떻게 될 지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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