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北 정권수립 77주년…대외 군사 메시지보다 '내부 결속'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6 10:39

수정 2025.09.06 10:39

정주년 아닌 만큼 열병식 보다는 내부 결속
대외활동 병행, 러시아와의 연대 거듭 확인
지난 4일 평양국제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차 전국 조각·공예축전을 둘러보는 북한 주민들. 연합뉴스
지난 4일 평양국제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차 전국 조각·공예축전을 둘러보는 북한 주민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정권 수립 77주년(9·9절)을 앞두고 평양과 해외에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며 경축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다만 5년·10년 단위의 정주년이 아닌 만큼 대규모 열병식이나 최고위 외빈 초청은 생략하고, 내부 결속에 방점을 둔 행보가 눈에 띈다.

조선중앙통신은 6일 “사회주의 애국 공로자와 농업 근로자들의 상봉 모임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평양국제문화회관에서는 지난 4일 제6차 전국 조각·공예축전이 개막됐다. 전시에는 해군 전력을 묘사한 인두화 ‘무적의 우리 군함’, 자개 공예작 ‘작전수역에로’ 등이 포함됐다.



북한 문화상 승정규는 개막 연설에서 “김정은 동지의 령도 아래 륭성 번영하는 조국의 현실을 형상한 작품들”이라며 체제 선전을 강조했다.

대외 활동도 병행했다. 주러시아 북한대사관은 5일 모스크바에서 기념 리셉션을 열고, 신홍철 대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한 러시아 정부와 군대의 투쟁을 전적으로 지원한다”며 러시아와의 연대를 거듭 확인했다.

노동신문은 같은 날 1면에 이란·베트남 정상들의 축전을 게재하며 반미 진영과의 연대감을 부각했다.

북한은 매년 9월 9일을 ‘정권 창건일’로 기념해왔으며, 특정 해에는 외빈 초청과 대규모 열병식을 동반해왔다.
2018년 70주년 기념행사에는 러시아·중국 고위 인사가 방북했고, 2023년 75주년에도 양국 대표단이 참석해 열병식을 참관했다.

그러나 올해는 정주년이 아닌 만큼 군사적 과시보다는 문화행사와 내부 치적 홍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보를 두고 “대외적으로는 러시아와의 밀착을 과시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경제난과 식량난 등 사회적 불안 요인을 잠재우기 위해 주민 결속을 우선시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