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준비의 본격적인 출발선에서 의미있는 완승을 신고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 해리슨에서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의 결승골과 이동경의 추가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원정에서 손흥민을 측면이 아닌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우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 선택은 전반 18분 결실을 맺었다. 이재성의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특유의 침착한 왼발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만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후방 빌드업이 매끄럽지 못할 때 직접 내려와 공을 연결했고, 측면으로 벌리며 공격의 방향을 다양화했다. 그의 포지션 변화는 홍명보호의 공격 전술 실험이 성공적으로 작동했음을 보여줬다.
한국의 가장 큰 불안 요소는 여전히 수비였다. 김민재가 이끄는 스리백은 미국의 전방 압박과 빠른 전환 공격에 잦은 실수를 드러냈다. 하지만 조현우의 슈퍼 세이브가 한국을 구했다. 후반 막판 발로건의 결정적인 슈팅도 조현우가 몸을 던져 막아내며 무실점을 지켜냈다. 전술적 완성도는 아직 불완전하지만, 골키퍼의 안정적 존재감이 전체 균열을 덮어낸 경기였다.
전반 43분, 손흥민의 침투와 이재성과의 패스 교환 뒤 이동경이 추가골을 기록했다. 특히 이재성이 후반 초반 햄스트링 통증으로 교체 아웃된 상황에서 이동경의 존재감은 더 부각됐다. 배준호, 이강인, 카스트로프 등 다양한 2선 자원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이동경은 실전에서 확실한 무기를 보여줬다.
독일 출생 옌스 카스트로프는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중원에서 활발한 움직임과 안정적 볼 연결을 선보이며 '유럽파 피지컬형 미드필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상빈도 4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해 윙백으로 출전, 익숙지 않은 포지션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으로 홍 감독의 실험에 응답했다.
이번 승리는 지난 2014년 LA 친선전 패배 이후 11년 7개월 만에 미국을 꺾은 결과다. 역대 전적도 6승 3무 3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무엇보다 북중미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미국 원정에서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심리적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대표팀은 오는 10일 테네시 내슈빌에서 FIFA 랭킹 13위 멕시코와 맞붙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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