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오 정명환 대표
저장장치 고장때 복구율 6%대
복구율 높이고 속도 개선 과제로
4배 빨라진 SSD 포렌식 솔루션
AI 활용 데이터 저장기술 등 개발
현장 적용·검증해 상용화 예정
저장장치 고장때 복구율 6%대
복구율 높이고 속도 개선 과제로
4배 빨라진 SSD 포렌식 솔루션
AI 활용 데이터 저장기술 등 개발
현장 적용·검증해 상용화 예정
데이터 저장장치 '낸드 플래시 메모리(NAND Flash memory)'를 정확히 분석해 기기 고장때 데이터 복구율과 속도를 현저히 높여주는 혁신기업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부산 해운대 센텀혁신도시에 위치한 메모리 반도체 분석·복구 전문 소프트웨어(SW) 개발사 '더블오'가 그 주인공이다.
정명환 더블오 대표는 지난 5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 기존 기술 대비 최대 4배 빠른 SSD 포렌식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고 7일 밝혔다.
과거 컴퓨터가 주요 가전기기일 당시 데이터 저장장치는 자기력을 이용한 하드디스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현재 핸드폰, 블랙박스, 게임기 등 IT 기기의 크기가 작아지며 쓰이는 저장장치가 더 다양화됐다.
대표적으로 낸드 플래시 메모리 소재를 활용한 SD카드, SSD 등이 있다. 문제는 전기신호로 데이터를 유지해 주는 소프트웨어 기술로 데이터를 보관하는 만큼 저장장치가 고장 날 경우 현재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복구 가능율은 6% 수준이다. 반면 자기력으로 돌아가는 하드디스크의 복구율은 90%가 넘어 데이터 복구 문제가 IT 업계에서는 해결과제로 떠올랐다.
이를 해결하고자 정 대표는 지난 2021년 부산에서 더블오를 설립, 기술개발과 품질개선 연구개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국내 IT 업계에서 흔하지 않은 분야로, 세계적으로도 아직 데이터 추출 분석 작업에 대한 국제표준이 없는 실정이다.
정 대표는 25년간 SW 개발사에서 근무하며 SW의 균일한 품질을 개발하기 위해 일선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프레임워크 체계를 제작해 보급하는 일을 해 왔다. 그러나 시시각각 변하는 신기술에 대한 갈증으로 일을 그만두고 개인적으로 기술연구와 강의 활동을 이어왔다고 전했다.
그는 "개인적인 활동을 이어오다 문득 낸드 플래시 메모리에 대한 분석기술을 개발하는 선도기업이 국내에는 없고 러시아와 폴란드 기업 두 곳만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게 됐다"며 "이에 기술창업을 결심하고 도전하게 됐다. 국내 개발자들이 오픈소스의 기술만 소비하는 것이 아닌 세계에 이바지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더블오는 창업 초기 1년간 정 대표가 영입한 석·박사 기술인력들과 함께 낸드 플래시 메모리 분야의 국제민간표준 2종을 분석하며 핵심 성공요소를 선정했다.
지난 2022년에는 부산지역 기업들에 다양한 SW 운영 컨설팅을 제공하며 데이터산업육성 부산시장 유공 표창을 받았으며 이듬해에는 부산벤처기업협회로부터 신기술혁신상도 수상했다.
더블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AI) 바우처 사업'을 통해 소형선박 제작업체 KMCP사에 '온 디바이스 AI' 기술을 적용한 고품질 AI SW를 보급했다. 이는 재난안전 분야의 기술사업화에 특화한 AI 기술로 더블오는 SW를 직접 운영할 KMCP의 눈높이에 맞춘 정보를 공유해 기술 활용을 지원했다.
지난해 7월에는 세계적인 오픈소스 '리눅스'의 최상위 운영체제인 데비안 그룹에 속한 세계 최고 수준의 개발자 200명을 초청해 국립부경대와 함께 컨퍼런스를 유치했다.
행사에서 더블오는 데이터 저장장치 복구 분야의 속도와 복구율, 비용을 현저히 낮춰줄 기술 플랫폼을 개발 중임을 어필하며 세계 개발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했다.
현재는 플랫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지난 5월에는 '4채널 병렬 하드웨어' 개발을 완성해 4시간 안에 데이터를 전부 추출할 수 있는 기기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복구 중에 메모리 장치가 파괴되는 경우도 많은 점을 고려해 '고속 클론장비도' 개발해 데이터 복구의 안정성도 높였다.
정 대표는 "오늘날 데이터 분석·복구를 위한 소프트웨어가 러시아와 폴란드 제품이 대표적인데, 문제는 모두 수작업으로 한다. 데이터 저장방식에 대한 국제표준이 아직 없어 작업자의 경험에 의해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며 "더블오는 그 정보들을 AI로 축적시켜 자동화해 뽑아내는 쪽으로 기술을 완성시켜 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분석·복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블오가 개척하고 있는 데이터 분석·복구 분야의 활발한 기술 연구개발 활동 바탕에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부산본부 등 기관들의 물밑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부경대 기술지주사의 도움으로 자회사가 된 데 이어 특구진흥재단의 연구소기업 씨앗자금 지원, 전략기술연구 사업화, 제조기업 컨설팅 매칭 등을 지원받아 성장을 이어왔다.
정 대표는 "내년 마무리를 목표로 낸드 플래쉬 메모리 복구 솔루션, 엣지(Edge AI) 경량화, 양자 보안 기술 등 주요 기술을 현장에 적용·검증해 상용화 모듈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 시장에 안정적으로 상용화하기 위해 IFA 2025 등 전시회에 참여해 세계시장 반응을 검증할 예정"이라며 "길게는 단순 기술을 초월해 AI 보안, 상업, 공동체가 융합된 데이터 인프라 허브로 성장해 부산 기반 글로벌 벤처로 우뚝 서고 싶다"며 포부를 전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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