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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맡는 추방 냄새 사랑한다"..트럼프, '지옥의 묵시록' 패러디 논란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8 09:18

수정 2025.09.08 09:18

시카고시 겨냥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게시 이미지
시카고시 겨냥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게시 이미지

시카고시 겨냥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게시 이미지
시카고시 겨냥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게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화 '지옥의 묵시록'을 패러디하며 시카고에 군 병력을 동원한 대규모 불법 이민자 단속을 예고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 시각) 자신의 SNS에 ‘치포칼립스 나우(Chipocalypse Now)’라는 제목의 합성 이미지를 올렸다. 이는 영화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의 원제와 시카고(Chicago)를 결합한 표현으로 추정된다.

합성 이미지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복 차림으로 선글라스와 미 기병대 모자를 쓴 채, 시카고 도심을 배경으로 미시간호 위를 날아가는 군용 헬기를 바라보는 장면이 담겼다.

이는 영화 속 킬고어 대령을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킬고어 대령은 해변에서 안전한 서핑을 즐기기 위해 인근 마을을 헬기로 공격하도록 한 뒤 불에 타는 해변을 배경으로 미 기병대 모자를 쓴 채 "나는 아침의 네이팜탄 냄새를 사랑한다"라는 대사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화 속 명대사를 차용해 "나는 아침의 추방 냄새를 사랑한다"라며 “시카고는 곧 왜 (국방부가) '전쟁부'(department of WAR)라고 불리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일 국방부 명칭을 ‘전쟁부’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 소속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대통령이 미국 도시와 전쟁을 벌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것은 농담도, 정상도 아니다”라며 “트럼프는 실력자가 아니라 겁에 질린 자다. 일리노이주는 독재자가 되려는 이에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도 “대통령의 위협은 국가의 명예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그가 도시를 점령하고 헌법을 파괴하려 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날 밤 시민들도 거리로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다. 미 해병대원 A씨는 "우리 거리에 군대를 보내지 말라. 이는 연방법 위반이며 위헌이고 위험하다"며 "군대는 경찰 훈련을 받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7일 기자들과 만나 “전쟁을 하려는 게 아니라 도시를 정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으로, 민주당의 영향력이 여전히 큰 도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민주당 우세 지역인 수도 워싱턴DC에 공공질서 회복 명분으로 주방위군을 투입했다.
또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도 주방위군 투입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 한 장면.
영화 지옥의 묵시록 한 장면.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