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결의대회 26일 총파업 돌입
김형선 위원장 "근로 단축→저출생 해결"
김형선 위원장 "근로 단축→저출생 해결"
[파이낸셜뉴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금요일 오후 점포 문을 닫는 방식으로 '주 4.5일 근무 제도' 도입을 위한 총파업을 결의했다. 금융노조는 은행 경영진으로 구성된 사측이 잇따른 교섭 과정에서 '주 4.5일제'와 관련해 그 어떤 의견도 전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융노조는 임금 삭감을 전제하지 않은 주4.5일제가 도입되면 여성노동자의 일·가정 양립이 일부 수월해지는 만큼 저출생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조노가 8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9.26 총파업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금융노조는 주 4.5일제 도입을 위해 오는 16일 결의대회와 26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실제 단행하면 지난 2022년 이후 3년 만에 은행권 파업이 이뤄진다. 다만 실질적인 총파업이 이뤄질 지는 의문이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번 파업으로 인한 은행 업무 마비와 이에 따른 불편함이 어느 정도일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묻자 "주 4.5일제는 시중은행이나 국책은행의 공통 이슈이기에 과거에 비해 파업 참여율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면서도 "파업을 국민들께 불편을 드리고자 하는 것은 아니기에 별도로 (업무 마비 정도를) 측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고객 불편이 가장 큰 지점이 은행 점포가 일찍 문을 닫는 것인데 주 4.5일제 도입을 위해 금요일 오후에 일찍 문을 닫는 대신에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영업시간을 더 늘리는 것을 노조가 사측에 제안한 상태"라며 "이 경우 대국민 대 고객 불편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주 4.5일제의 문제는 생산성과 이어진다"면서 "근로시간을 줄여도 생산성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임금을 삭감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2022년부터 4.5일제 도입을 주장해왔다. 장시간 대면 감정노동이 이어지는 구조에서 노조 조합원의 출생율이 급감했다며 이같은 구조를 바꿔 저출생·돌봄·삶의 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주4.5일제 도입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상황에서 주 5일제 도입을 선도했던 금융노조가 주4.5일제 도입도 이끈다는 구상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한국 임금 근로자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1904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19시간에 비해 185시간 많았다. OECD 회원국 중 한국 보다 근로시간이 긴 국가는 콜롬비아, 멕시코, 코스타리카, 칠레, 이스라엘 등 5곳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주요 31개국을 대상으로 일과 생활의 균형(워라밸) 수준을 의미하는 시간주권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노동시간은 3번째로 많았다. 가족시간은 31개국 중 20번째로 적었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노조는 과거 주5일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대한민국 노동시간 패러다임을 바꾼 경험이 있다"며 "주 4.5일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지적한 국가 저성장과 지방 인구 감를 극복할 해법이자, 대한민국의 저출생·저성장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열쇠"라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오는 16일 광화문 광장에서 주 4.5일제 실현을 위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26일부터 총파업에 나서다. 산별 중앙교섭이 진행 중으로 합의가 이뤄질 경우 실제 파업은 없을 수도 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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