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8일 국회를 찾았다가 더불어민주당의 거센 항의를 받고 쫓기듯 물러났다.
김 관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기념사와 기념관 사유화 논란 반박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관장이 회견장에 들어갈 때부터 광복회 소속 독립유공자 후손과 시민단체 소속 시민들이 나서 “매국노” “김형석 사퇴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막아섰다.
이들에 맞서 김 관장을 지지하는 이들도 나타나 맞불을 놓으며 물리적 충돌까지 빚었다. 여기에 국회 관계자들과 취재진까지 뒤엉키기도 했다.
김 관장은 우여곡절 끝에 회견장에 들어섰는데, 기자회견을 주선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소동이 이어지자 모습을 감췄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김 의원이 자리를 비운 것은 소통관 운영규정에 어긋난다며 기자회견 중단을 요구했다.
김 관장은 소란 속에서도 회견문 낭독에 나서 “극소수의 광복회원을 앞세운 정치 세력이 21일째 기념관을 불법 점거한 채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며 “소통관에 입장하는 데도 제 입장을 막고 물리력을 행사한 일부 민주당 의원과 당원들에게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논란을 빚었던 ‘세계사의 눈으로 보면 광복은 연합국의 선물’이라는 광복절 경축사를 두고 “논란은 광복의 의미와 독립투쟁의 가치를 구별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오해”라며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으로 패망한 결과 해방된 것은 역사의 진리”라고 맞섰다.
이어 “광복절 경축사 내용 허위보도를 주도하는 일부 언론과 농성 단체들에 법이 보장하는 범위에서 당당히 맞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관장은 회견문 낭독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도 민주당 의원들, 시민들의 항의를 받으면서 또 다시 인파가 뒤엉켰다. 경찰까지 나서 길을 터주면서 겨우 차량에 탑승했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차량 문을 붙잡으며 “그동안 언행뿐 아니라 오늘 기자회견도 공공기관장으로서 적절치 않다.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문 의원은 김 관장이 빠져나간 후 기자들과 만나 “독립운동가 후손들이야말로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할 분들인데 폭도 취급을 했고, 민주당이 배후에서 조종한다는 식의 기자회견을 한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이고 명예훼손”이라며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김 관장 기자회견을 주선한 김민전 의원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내놨다. 서영교 의원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김민전이라는 국회의원이라는 자가 이곳에 김형석을 불러다 기자회견을 하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며 “당에서 필요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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