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토안보부, 시카고에서 대대적인 불법이민자 단속 시작
LA, 워싱턴DC 이어 3번째로 '민주당 텃밭' 노려
트럼프 "시카고 전화 기다려" 유사시 軍 투입 암시
LA, 워싱턴DC 이어 3번째로 '민주당 텃밭' 노려
트럼프 "시카고 전화 기다려" 유사시 軍 투입 암시
[파이낸셜뉴스] 지난 6월부터 민주당 우세 지역을 겨냥해 대대적인 불법이민자 단속을 벌이고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른 ‘민주당 텃밭’인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불법이민자 단속을 시작했다. 트럼프는 유사시 군대를 투입하겠다고 거듭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보부는 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성명을 올려 민주당 소속인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를 언급했다. 이어 시카고에서 불법이민자 단속을 위한 ‘미드웨이 블리츠’ 작전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범죄자와 불법이민자는 프리츠커와 그의 불법이민자 수용 정책이 자신들을 보호하고 미국의 거리를 자유롭게 활보하게 해줄 것을 알았기 때문에 시카고와 일리노이로 몰려들었다"고 주장했다.
NYT는 국토안보부가 이번 작전을 통해 범죄 기록이 있는 불법이민자들을 집중 체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공보 관계자는 “어떤 도시도 불법 체류 외국인 범죄자들에게 안전한 피난처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NYT는 시카고의 인구가 270만명이라며 최소 15만명이 불법이민자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취임 전부터 불법이민자 단속 강화를 주장했던 트럼프는 지난 6월 ICE를 동원해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LA)에서 대대적인 체포 작전에 나섰다. 그는 ICE 작전에 따른 저항이 커지자 주방위군을 투입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11일에도 워싱턴DC의 치안에 문제가 많다며 주방위군을 배치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시카고의 치안이 “재앙”이라며 연방 정부가 직접 개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LA와 워싱턴DC, 시카고 모두 정치적으로 민주당 지지자가 많은 지역이다.
트럼프는 8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백악관 종교자유위원회 회의에서 시카고에도 군 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시카고에 들어가 바로잡고 싶다"며 "시카고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시카고를 고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왜 시카고가 우리에게 '부디 도와달라'고 전화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아주 짧은 기간에 50건의 살인과 수백 명의 총격 피해가 발생했는데, 그 후 주지사가 나와서 '범죄는 괜찮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정말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같은 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도 글을 올려 "이번 주말 시카고에서 6명이 살해됐고, 12명은 총에 맞아 중태"라며 "이는 지난 몇주 동안 약 50명이 살해됐고 총에 맞은 수백명 가운데 다수가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프리츠커는 방금 연방 정부의 도움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왜인가?"라며 "이 사람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5%인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또한 트럼프는 "나는 시카고 주민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돕길 원한다. 오직 범죄자만 당할 것"이라며 "우리는 신속히 움직여 이 광기를 멈출 수 있다. 시와 주(정부)는 이 일을 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리노이 주민들은 함께 뭉쳐 (연방 정부에) 보호를 요구해야 한다"며 "상황은 악화할 뿐이다. 너무 늦기 전에 당장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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