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잠 설쳤다'는 이진숙…이재명 정부 향해 "축출 위한 원대한 계획, 바로 '독재'"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9 09:46

수정 2025.09.09 09:46

정부조직 개편안서 방통위 폐지.. 실직 위기
이 위원장 "법대로 안되면 법 바꾸는 뉴노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정부조직 개편안에 있는 방송통신위원회 폐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신설을 두고 '독재'라며 맹비난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진숙 축출을 위한 원대한(?) 계획이 완성되었다'는 제목으로 긴 글을 올렸다.

전날 방통위 개편안이 발표된 뒤 이 위원장이 방통위원장 자리에서 자동 면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이 위원장도 ‘(자신을) 축출’하려는 계획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 위원장은 서정주의 시 ‘국화 옆에서’의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를 인용해 “한 사람을 잘라내기 위해 공적인 권력과 법이 동원되는 현장들을 떠올렸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역사의 비극”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진숙을 찍어내기 위해 걸린 시간은 대략 1년”이라고 짚은 뒤 번호를 매겨가며 1년 간 자신과 관련해 발생한 뉴스들을 시간 순으로 열거했다.

먼저 장관급 최초 기록이라며 지난해 7월 사흘간 진행된 국회 인사청문회에 추가 청문회부터 꼽았다. 취임 이튿날 이뤄진 탄핵소추, 대전 MBC 사장 재직 당시 법인카드 사용 관련한 업무상 배임 고발도 꼽았다.

정치 중립 위반 감사원 감사에 공직자윤리위원회 조사 요구, 국무회의 참석 배제에 휴가신청 반려와 우상호 정무수석의 '이진숙 사퇴' 요구도 거론했다. 마지막 뉴스가 바로 방통위 폐지 내용이 담긴 정부조직법 발표다.

이 위원장의 글은 시작에 이어 마무리도 서정주의 시로 대신했다.

그는 "'...노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이 오지 않았나 보다'로 시인의 시는 끝이 난다. 이진숙을 찍어내기 위해 민주당 주도의 국회와 공권력이 이렇게 사용될 때, 나도 때로는 잠을 설쳤다"면서 "축출을 위한 원대한(?) 계획은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민주당은 9월 25일 조직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대로 되지 않을 때 법을 바꾸는 것, 그것이 뉴노멀이 되었다. 그것을 독재라고 한다"고 이재명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방통위를 폐지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안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과방위 여당 간사인 김현 의원의 발의안을 병합한 잠정 합의안이다.

현재 국회에서 관련 법안 심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여당은 ‘방송 3법’ 개정에 맞춰 위원장 1인 체제로 기능이 마비된 방통위를 정상화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야당은 ‘이진숙 추방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