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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김정은 화성20호 2번 노출은 대미 메시지"..ICBM 신기술로 美 압박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9 11:21

수정 2025.09.09 11:19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미사일총국 산하 화학재료종합연구원 연구소를 방문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미사일총국 산하 화학재료종합연구원 연구소를 방문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정부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신소재 개발시설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전후로 2차례나 연속 방문한 것은 대미 압박용이라고 평가했다.

통일부 9일 "김 위원장이 살펴 본 것은 전승절 행사 출발 당일날 개발과정을 밝혔던 화성 20호로 추정된다"면서 "대내보다는 대외용 메시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미사일총국이 지난 8일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이용한 대출력 고체 발동기 지상 분출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신형 미사일 고체 엔진 지상 분출 시험을 참관한 자리에서 "대출력 탄소섬유 고체 발동기 개발이라는 경이적인 결실은 최근 우리가 진행한 국방 기술 현대화 사업에서 가장 전략적인 성격을 띠는 성과"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전략 무력을 확대 강화하는 데서 중대한 변화를 예고해 준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전승절 참석을 위한 중국 방문 하루전인 지난 1일에도 미사일 총국 산하 화학재료종합연구원 연구소를 방문해 탄소섬유 복합재료 생산 공정과 대출력 미사일 발동기 생산 실태를 파악했다.



탄소섬유 복합재료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첨단 소재에 해당한다. 강철보다 강하면서도 알루미늄보다 가볍다. 열과 압력에 강해 고온이나 고압 환경에서도 쉽게 손상되지 않는다. 이 소재를 사용한 신형 ICBM은 연료를 덜 쓰면서 더 멀리 이동할 수 있어 미국에 위협이 된다.

조선중앙통신은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이용한 신형 고체 발동기의 최대 추진력은 1960kN(킬로뉴턴)으로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9'형 계열들과 다음 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20'형에 이용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탄소섬유 고체 발동기는 기존 금속 기반 엔진보다 경량화와 효율성을 높여, 소형 위성 발사체 또는 ICBM의 사거리·정확도를 향상시킬 가능성이 있다. 고체연료는 발사 준비 시간이 짧아 기습 공격에 유리하며 한미 연합군의 선제 타격을 방어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제공한다.

탄소섬유 고체 발동기 시험 성공은 대내적으로는 체제 결속과 김정은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핵 억지력과 중·러 동맹 내 자율성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담겼다.

이번 미사일 신기술 공개가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직후라는 점에서 미국·한국에 대한 압박과 함께 핵무력 역량 과시를 통해 중국·러시아에 대한 '자주 노선'을 암시한다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단순한 기술 시험이 아니라 북한의 안보 전략과 지정학적 포지셔닝을 강화하는 다목적 행보"라면서 "핵전략 무력의 중대한 변화는 향후 언제라도 신형 ICBM 과시 등 추가 도발이나 협상 카드 활용을 예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