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20개 육박한 김건희 의혹...'종묘 사적 이용·비서관 자녀 학폭 무마 의혹'도 수사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9 16:39

수정 2025.09.09 17:07

김상민·한덕수는 진술 거부 없이 조사 중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이 김 여사의 '종묘 사적 이용 의혹'과 '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로써 특검팀이 들여다보는 김 여사 관련 의혹은 20개에 육박하게 됐다.

김형근 특검보는 9일 "사인인 김 여사가 국가유산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에 공개제한지역인 망묘루를 일반 비공개 이래 사적 지인과 차담회 장소로 무단 이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지난해 9월 서울 종묘 내 위치한 망묘루에서 외부인들과 차담회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미 종묘관리소장을 비롯한 종묘 관리 공무원들을 불러 사실관계 파악을 어느정도 마무리 지은 상태다.

공무원들이 연루된 만큼, 특검팀은 직권남용 등의 법리를 검토 중이다. 어느 직책도 없는 김 여사가 대통령실의 자원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했다고 특검팀은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오는 12일 유정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유 전 행정관을 상대로 김 여사의 수행과 차담회의 구체적 경위, 당시 행사에 참여하게 된 인물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다만 이전 소환조사에서 추궁했던 '나토 순방 3종 세트'와 관련한 질문은 없을 것이라고 특검팀은 전했다.

한편 특검팀은 김성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자녀 학교 폭력 무마 의혹'에 김 여사가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내사에 착수했다. 특검팀은 해당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성남교육청 등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의혹은 지난 2023년 7월 학교 폭력 사건이 발생한 직후, 김 여사가 교육부 차관과 8분여간 통화한 사실이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최근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전화를 받은 교육부가 학교 폭력 사안을 무마하기 위해 실제로 지시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볼 것으로 관측된다.

당시 성남의 한 초등학교 3학년생이던 김 비서관의 딸은 두 차례 학교 화장실에서 같은 학교 2학년 여학생을 주먹 등으로 여러 차례 폭행했다. 피해 학생은 각막이 훼손되는 등의 상해를 입었는데, 학교 측은 김 전 비서관 딸에게 긴급선도조치로 출석정지 처분을 내렸다. 피해 학생 신고로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렸지만, 학폭위는 출석정지 10일과 학급교체 등에 그쳤다. 피해 학생 측이 요구한 강제 전학 조치는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비서관은 같은 해 국회 국정감사 도중 해당 의혹이 제기되자 사퇴했다. 그는 지난 2009년 김 여사와 언론대학원 과정을 함께 수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대 대선 국면에서는 윤석열 캠프 홍보기획단장을 맡기도 했다.

특검팀이 두 의혹을 조사하면서, 김 여사를 둘러싼 나머지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3대 사건(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건진법사 청탁 의혹을 재판에 넘긴 만큼, 특검팀은 나머지 사건에 대한 수사 속도를 높이면서 의혹들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출석한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의 피의자 김상민 전 부장검사와 '서희건설 인사청탁 의혹' 참고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현재까지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사용하지 않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김 전 검사는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에게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김 여사 일가에 전달한 여부와 경위 △공천 목적으로 전달했는지 등을 캐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