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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누가 하락세래? 은퇴 아직 멀었다, 손흥민이 월드컵을 간절히 기다린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10 13:37

수정 2025.09.10 13:37

손흥민.대한축구협회 제공
손흥민.대한축구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손흥민이 A매치 136번째 출전 경기에서 주장다운 활약으로 팀을 구했다.

9월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친선경기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20분, 손흥민이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지난 미국전에 이은 두 경기 연속골이자, 답답했던 공격 흐름을 단숨에 바꾼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이날 손흥민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맹렬히 누볐다. 멕시코 수비진을 흔들며 기회를 엿보던 그는 마침내 후반 20분 골망을 갈랐다.

오른쪽에서 김문환이 올린 크로스를 오현규가 헤딩으로 떨궈주자, 페널티 지역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이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문 상단을 시원하게 갈랐다. 골키퍼가 손쓸 틈도 없는 완벽한 슛이었다.

이날 경기는 손흥민에게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를 더했다. 136번째 A매치에 출전하며 차범근, 홍명보와 함께 한국 남자 축구 선수 역대 최다 출전 공동 1위에 오른 것이다. A매치 53호 골을 기록하며 차범근 전 감독의 역대 최다 득점 기록(58골)에도 한 발 더 다가섰다.

손흥민이 벤치에 있던 전반전, 한국은 공격에서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황인범, 이재성 등 핵심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공격 기회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15분과 20분 오현규의 날카로운 슈팅이 있었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결국 전반 22분 라울 히메네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하지만 손흥민의 투입은 경기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손흥민의 동점골을 시작으로 공격의 혈이 뚫렸고, 한국은 후반 30분 오현규의 역전골까지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최근 미국프로축구(MLS) 로스앤젤레스(LA)FC로 이적을 발표한 손흥민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홈'에서 치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은 손흥민에게 사실상 홈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다.

'에이징 커브'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번 미국과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보여준 손흥민의 가벼운 몸놀림과 날카로운 골 결정력은 한국 축구 팬들의 기대감을 한층 더 높였다.
긴 이동 거리 없이 홈에서 펼쳐질 월드컵에서 손흥민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