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관매직 의혹' 김건희 여사
뇌물죄·특가법상 알선수재 적용 두고
사실관계 조각 맞춘 후 법리 적용 검토
뇌물죄·특가법상 알선수재 적용 두고
사실관계 조각 맞춘 후 법리 적용 검토
[파이낸셜뉴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불출석 사유서 제출에 다시 소환을 통보했다.
박상진 특검보는 10일 "오늘 오전 변호인단이 건강상의 사유로 한 총재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며 오는 15일 오전 10시로 다시 소환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한 총재는 지난 2022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통해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김건희 여사 선물용' 샤넬백 2개와 그라프 목걸이, 천수삼 농축차 등 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의 YTN 인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UN(국제연합) 제5사무국 한국유치 등의 교단 청탁을 함께 전달하며 한 총재의 윤허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한 총재는 윤 전 본부장을 통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현금 등의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과 권 의원으로부터 해외원정도박 수사 관련 정보를 받았다는 의혹 등을 동시에 받고 있다.
특검팀은 한 총재에게 특가법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 총재는 지난 8일 예정됐던 소환조사에 불출석한 후 오는 11일 날짜를 재통보 받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다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한 총재 측은 지난 4일 심장 관련 시술 후 산소포화도가 정상 범위 아래에 있어 건강 문제로 인해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재 측은 "어떤 불법적인 정치적 청탁과 금전 거래를 지시한 적이 없다"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검팀은 또다시 한 총재가 불출석할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수사기관이 피의자에 대한 세 차례 소환 통보에도 출석하지 않은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해 강제 인치에 나서기 때문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소환조사가 이뤄지길 바라겠다"며 "(체포영장은) 나중에 검토해야할 문제지, 지금 말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했다.
한편 특검팀은 채상병 특별검사팀(이명현 특검)이 가지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통신기록 확보에 나섰다. 김 여사 통신 기록은 특검이 출범하기 전 채상병 사건을 수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구명로비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확보했다. 공수처는 지난 2023년 8월 전후의 김 여사 통신 내역을 확보한 후, 지난 7월 채상병 특검으로 이첩했다. 이번 압수수색 영장 집행은 업무 협조 차원의 자료 이첩 성격이다. 영장에는 김 여사가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해당 기록을 확보해 향후 수사에 사용할 방침이다. 해당 기간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구명로비 의혹이 불거졌던 가운데 관련 수사에서 김 여사가 누구와 통화했는지 등에 대한 혐의 다지기에 이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매관매직 의혹' 관련 법률 적용을 위해 뇌물죄와 특가법상 알선수재 사이에서 검토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금거북이'와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의 '나토 순방 3종 세트'뿐만 아니라 최근 김 여사 일가의 한 요양원에서 까르띠에와 롤렉스 시계 등 고가의 명품이 잇따라 발견되며 명품수수와 매관매직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단 특검팀은 해당 의혹들에 대한 사실관계가 우선 마무리된 후 법률 검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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