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 초기 윤 전 대통령의 지각 때문에 대통령 전용 비밀 출입 통로를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1일 MBN에 따르면 대통령경호처와 대통령실이 윤 전 대통령의 지각 출근을 숨기기 위한 비밀통로를 만들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공사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는 경호처 지휘부가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실에 “윤 전 대통령이 늦게 출근할 경우 몰래 들어갈 길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해당 통로는 대통령실 본관 정문과는 다른 방향에서 진입해 지하층과 연결되도록 설계됐고, 통로 공사로 일부 다른 공사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통로는 당초 계단이 설치돼 있던 공간이었지만 차량이 출입할 수 있도록 개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MBN은 윤 전 대통령이 실제로 해당 통로로 출근했었다는 경호처 내부의 증언도 전했다.
윤 전 대통령 지각 출근 감추기 목적이라는 증언이 새로 나온 만큼,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통로 건설의 위법 가능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취임 뒤 2년7개월 동안 상습적으로 지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의 용산 집무실 출근시간은 5월 11일 8시 34분, 12일 9시 12분, 13일 9시 55분으로 점점 늦어지면서 민주당에 비난을 받았다.
2022년 5월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매일 40분씩 늦어지다가 재택 근무로 전환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최소한의 성실함을 요구드린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약 10번 동안 지각을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러매체의 취재 결과 윤 대통령의 오전 9시 이전 출근은 국가조찬기도회(아침 7시30분)가 있었던 2024년 11월22일과 같은 달 27일뿐이었다. 외부 일정이 있는 날은 관저에서 바로 행사장으로 출발했다.
전직 경찰 고위 간부는 “(2022년 11월) 도어스테핑이 폐지된 뒤 윤 대통령이 늦게 출근하는 일이 잦아졌고 그때부터 '가짜 출근' 차량 행렬을 두번씩 내보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경찰청 소속 A씨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경호 서는 직원까지도 속여가면서 생쇼를 한다"면서 "윤 대통령의 가짜 출근은 6개월 전(당시 2024년 12월) 부터 이야기 나왔는데 속 시원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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