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초 격분했으나 네타냐후 통화 후 누그러져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 당시 그 사실을 미국 군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 받았으며, 이스라엘이 미국의 동맹국이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재국인 카타르 영토를 공격했다는 점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두 차례 통화하면서 화가 조금씩 누그러졌다.
그는 첫 번째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그 결정은 현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두 번째 통화는 부드러운 분위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이 성공했는지를 물었고 네타냐후 총리는 "모른다"고 답했다.
이번 공습은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을 중단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중재국인 카타르의 지도부를 격분시켰다.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특사는 최근 몇 달 동안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들을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으며, 종종 사전 경고도 거의 없다고 비난해왔다. 특히 이스라엘의 공격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평화 구상과 일면 충돌해 잡음이 나왔다고 알려졌다.
그럼에도 당분간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 지지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이번 불행한 사건이 평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을 지지하는 입장을 취했다.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네타냐후 총리는 또 "테러리스트를 숨겨주는 국가들은 그들을 추방하거나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그렇게 하겠다"고 경고하며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이스라엘 바트얌 시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이름을 딴 해변 산책로 기공식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있었던 인물 중 이스라엘에 가장 좋은 친구"라고 극찬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동 프로그램 책임자인 모나 야쿠비안은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의제를 명백히 훼손한다"고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에서의 '변덕스러운 접근'이 행위자들이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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