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대구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된 육군 대위가 집단 괴롭힘을 호소하며, 자신을 괴롭힌 인물 14명의 실명을 유서에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TV조선에 따르면 지난 2일 육군 3사관학교 소속의 현역 대위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현장에는 부대 무기고에서 반출된 K2 소총과 유서가 함께 발견됐다.
유서 내용에는 장기간 자신을 괴롭혀 온 이들이라며 14명의 실명을 거론했다. 또 대위 이상 계급은 조문오지 말라며 상급자에 불신을 드러내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가족은 유서에 등장한 14명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하는 한편 일부 군 간부들 조문을 거부했다.
실제 사망 소식을 듣고 빈소를 찾았던 3사관학교장 등 일부 간부들은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조문을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생전 A 대위는 생도들 앞에서 상급자에게 공개적인 모욕을 당하거나, 근무 외 시간에 부당한 업무 지시를 반복적으로 받아왔다고 주변에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실제 괴롭힘이 있었는지 구체적인 행위에 대해 수사 중이다.
A씨는 육군3사관학교 훈육 장교로 평소 실탄을 소지하는 보직이 아니었으며, 해당 소총도 본인의 것이 아닌 육군3사관학교 생도의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 부대에서 사건 현장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38km 떨어져있고, A 대위가 부대에서 총기와 실탄을 무단으로 반출해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군 당국은 총기와 탄약 반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 총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관계자의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2일 대구 수성구 수성못 인근 산책로에서 육군3사관학교 교관 A 대위가 K2 소총에 의한 총상을 입고 쓰러진 채 발견됐으며, 군 당국은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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