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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대용량·장주기 에너지저장 기술 국산화 도전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11 10:25

수정 2025.09.11 10:25

한국기계연구원 에너지저장연구실 박준영 책임연구원(오른쪽)이 대용량 장주기 액체공기 에너지저장시스템용 터보팽창기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한국기계연구원 에너지저장연구실 박준영 책임연구원(오른쪽)이 대용량 장주기 액체공기 에너지저장시스템용 터보팽창기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액체공기 에너지저장시스템을 구성하는 핵심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해당 기술은 입지 조건이 자유롭고 환경 영향을 최소화한 차세대 에너지저장 솔루션이라는 평가다.

한국기계연구원 탄소중립기계연구소 에너지저장연구실 박준영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대용량·장주기 에너지저장시스템 중 하나인 액체공기 에너지저장시스템(Liquid Air Energy Storage, LAES)의 핵심 기자재인 터보팽창기 및 콜드박스 기술을 독자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공기액화 실증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액체공기 에너지저장시스템은 잉여 전력으로 공기를 액체 상태로 만들어 저장한 후 전력 수요가 높을 때 저장한 액체공기를 이용해 발전하는 방식이다. 압축기에서 공급된 고압의 공기가 고속으로 회전하는 터보팽창기에 의해 냉각되고 콜드박스에서 열교환 및 팽창해 영하 175℃(98K) 이하의 액체공기로 전환된다.

액체공기 에너지저장시스템은 액체공기를 대기압 상태로 저장하기 때문에 입지 제한이 없으며, 전력 저장, 냉난방 공급, 산업현장의 폐열 활용 등이 가능해 에너지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기계연 연구팀이 개발한 액체공기 에너지저장용 터보팽창기에는 정압베어링을 적용해 분당 십만 회 이상의 안정적인 고속 회전을 구현했다. 단열재와 중공 구조를 적용한 회전축으로 온도 차이에 따른 열손실도 방지했다. 콜드박스는 압축기로부터 공급된 고압의 공기를 터보팽창기에 의해 냉각된 공기와 열교환하고 팽창시켜 액체공기를 생산했다. 특히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액체공기의 냉열을 액화 공정에도 재활용하도록 해 액화효율을 높였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로 하루 10톤 규모의 액체공기 생산이 가능함을 실증했다. 또 터보팽창기의 설계·제작·조립·시험 기술과 콜드박스의 액화공정 설계·제작·운전제어 기술을 모두 내재화하는 데 성공했다.
터보팽창기와 콜드박스를 자체 개발해 액체공기 생산을 실증한 것은 국내 최초다.

박준영 책임연구원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라 대용량·장주기 에너지저장시스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지리적 설치 제약이 없고 환경문제가 없는 액체공기 에너지저장시스템이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한 솔루션으로, 이번 터보팽창기와 콜드박스 개발 성과는 대용량·장주기 액체공기에너지저장시스템의 상용화와 보급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기계연 탄소중립기계연구소 에너지저장연구실, 액체수소플랜트연구센터, 김해극저온기계실증연구센터의 협업으로 진행됐으며 기계연 기본사업 ‘대용량 액체공기 에너지저장 핵심기계기술 개발’ 과제를 통해 수행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