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유능한 정책정당 되겠다" 野, '대여 투쟁'만 남았다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12 16:21

수정 2025.09.12 16:21

여대야소·野 패싱에 휘둘리는 국민의힘
'더 센 특검법' 합의 파기에 다시 강대강
협치 통해 보수 정책 관철하려 했지만
여야 협의 나서기 어려운 정국 돌입
12일 '與 규탄' 메시지에 총력전
14일부터 부산 시작으로 현장 방문
'정책정당' 이미지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들께서 사랑하셨던 유능한 정책정당의 모습을 되찾겠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최종 승리한 뒤 '국민께 드리는 편지'로 남긴 말이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을 끌어 내리겠다"고 공언한 만큼 강력한 대여 투쟁과 정책정당으로서의 당 복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당이 국민들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민의힘 패싱'과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수사에 휘말리면서 사실상 '투쟁 정당'의 모습만 남게 된 모양새다. 내주로 예정된 여야 민생경제협의체 회의 개최 여부가 국민의힘으로선 중요한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 8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과 10일 원내 지도부의 '더 센 3대 특검법' 합의에 성공하면서 협치 국면에 들어서는 듯 했지만 다시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진입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정 대표 등의 반발로 합의를 파기하면서다.

소수야당의 입지에 놓인 국민의힘으로서는 자당 정책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협치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여야가 합의한 민생경제협의체릍 통해 공통 법안은 물론 쟁점 법안까지 테이블에 놓고 논의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협치 국면이 돌연 무너지면서 '개점 휴업' 상태가 됐다. 당 차원에서 추진하던 △스테이블 코인 법제화 △기업 방어권을 강화하는 공정노사법 △외국인 부동산 투기 금지법 등은 당장 민주당과 협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따라서 송언석 원내대표는 합의 파기로 관계가 경색된 민주당에 "민생경제협의체 첫 회의를 다시 한번 제안한다"고 촉구하면서 협치에 나서길 재차 요구했다. 민주당이 이를 거부할 경우 국민의힘은 정책 입법을 추진하는데 '107석'이라는 현실적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존재감을 높이고 국민 지지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당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특검 수사에 대한 강한 비판의 메세지를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정책정당으로서의 길은 잠시 내려두고 대여 투쟁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 100일 국정 파탄 실정 토론회'와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를 열고 대여 투쟁 일정을 거듭했다. 이어서 대통령실 앞에서 '정치보복 불법특검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 정권의 101일을 지켜 본 국민들의 분노가 피눈물이 돼 비로 내리고 있다"며 "용산의 대통령 이재명, 여의도 대통령 정청래,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 대한민국의 보이지 않는 대통령은 개딸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100일 축하상에 올린 것은 특검법과 체포동의안이다. 국민의힘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민주당이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도록 싸워 이기겠다는 결단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지역 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도부는 오는 14일부터 부산에 방문해 지역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가덕도신공항과 해양수산부 임시청사를 찾는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행보를 통해 '정책정당' 이미지까지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장 대표가 약속했던 '유능한 정책정당'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