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송중기가 멜로로 귀환했다. 지난 5일부터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금요시리즈 '마이 유스'는 그가 '태양의 후예'(2016) 이후 9년 만에 선보이는 멜로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2012) 이후 오랜만에 출연하는 '정통 멜로'로도 주목받았지만, 연속 방송된 1~2회 시청률은 각각 2.9%, 2.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마이 유스'는 남들보다 늦게 평범한 삶을 시작한 선우해(송중기 분)와 뜻하지 않게 첫사랑의 평온을 깨뜨려야 하는 성제연(천우희 분)의 감성 로맨스 드라마다. '런 온'(2020)의 박시현 작가가 집필했고, '쇼핑왕 루이'(2016) '아는 와이프'(2018) '유미의 세포들' 시즌1과 2(2021~2022)의 이상엽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송중기가 '마이 유스' 출연 이유로 '재회 멜로'라는 키워드를 꼽았을 만큼, 1회와 2회는 선우해와 성제연의 15년 만의 만남으로 설렘을 안겼다. 두 사람은 선우해가 스무살, 성제연이 열아홉이던 시절 유급생과 반장으로 처음 만났다. 선우해는 어린 시절 주목받던 아역 배우였으나 아버지 선우찬(조한철 분)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생긴 여동생까지 돌보며 생계를 책임져야 했고, 아버지가 그사이 김필두(진경 분)와도 재혼하자 자신 역시도 김필두 아들 김석주(서지훈 분)가 다니는 학교를 졸업하기 위해 스무살에 전학을 가야 했다.
선우해는 반장 성제연에게 점차 마음을 열다 그로 인해 잊고 있던 행복을 느꼈고, 계획도 없이 단둘이 바닷가로 떠날 만큼 감정이 깊어졌다. 이에 성제연은 선우해에게 고백까지 하며 미래를 기약하려 했지만, 선우해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자각하고 성제연을 밀어냈다. 성제연은 자신의 집이 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선우해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상황을 미리 알지 못해 아쉬워할 만큼 깊어진 감정을 느꼈지만, 다시 찾아간 선우해는 냉담한 반응만 보였다. 결국 성제연은 다시는 자신을 아는 척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고, 두 사람은 멀어졌다.
15년 만에 만난 선우해는 플로리스트가, 성제연은 아역 출신 배우 모태린(이주명 분)의 매니저가 돼 있었다. 성제연은 모태린의 예능 섭외를 위해 찾아간 PD에게서 모태린과 '국민 남매'였던 선우해를 엮어야 하니 그를 데려오라는 말을 들었다. 선우해는 손님인 척 꽃집을 찾아온 성제연을 단번에 알아보고 "나 아직도 너 아는 척하지 마?"라고 물었지만, 이내 성제연이 섭외를 위해 찾아왔음을 고백하자 단칼에 제안을 거절했다. 이후에도 선우해는 성제연이 예능 섭외를 위해 PD의 딸까지 만나는 자리에 부르자 실망했으나, 그리움을 이기지 못하고 찾아갔고 "할까? 네 배우 나온다던 그거"라며 예능 출연 의사까지 드러냈다.
'마이 유스'는 두 사람이 첫사랑의 감정을 품던 시절부터 재회까지 교차로 이들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줬다. 잔잔하고 서정적인 감성 드라마의 결을 담아낸 연출, 말맛과 여운이 느껴지는 대사들, 이를 자연스러운 연기로 소화하는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력까지 시너지를 내며 감성 멜로를 선호하는 시청자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재회로 인해 변화가 찾아오며 소란해진 일상과 해프닝을 특별하게 살려내는 송중기와 천우희의 티키타카 호흡이 두 배우의 진가도 엿보게 했다. 관계성 중심의 드라마인 만큼, 두 명의 주인공 외에도 다른 캐릭터의 매력까지 궁금증을 갖게 했다.
특히 그간 '재벌집 막내아들'(2022) '빈센조'(2021) '태양의 후예'(2015) 등 작품에서 이상적인 남성 캐릭터와 판타지적인 캐릭터를 선보였던 송중기의 섬세한 일상 멜로 연기가 배우의 새로운 얼굴을 마주하게 했다. 특유의 소년미로 캐릭터를 흡수한 듯 인물 그 자체가 된 일체감도 돋보였다. 또한 15년이란 세월을 안고 다시 만난 이들의 과거와 현재의 레이어가 쌓인 연기가 중요한 만큼, 이를 고스란히 보여준 내공도 호평을 끌어냈다. 멜로에서의 정형화된 극적인 장면이 아닌 일상신에서도 캐릭터간의 온기와 케미를 만들어내는, 디테일이 살아있는 감정 연기가 몰입도를 높였고 배우들과의 티키타카에서도 의외의 웃음 포인트가 재미도 더했다.
'마이 유스'가 편성된 시간대는 SBS 금토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이하 '사마귀')과 꾸준히 시청층을 확보해 온 장수 프로그램 등이 경쟁하는 시간대다. JTBC는 토일드라마에 앞서 금요시리즈로 주말을 열겠다는 전략을 지난 5월 공식화한 바 있다. 전작인 '착한 사나이'와 현재 방영 중인 '마이 유스'는 멜로가 중심인 드라마로, 범죄·스릴러 등 장르물로 금토드라마 전통 강자가 된 SBS와 맞대결하는 경쟁 구도를 구축하는 것으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새로운 시청 패턴을 만들어내기란 녹록지 않다. '사마귀'가 주연 고현정의 강렬한 연쇄살인마 연기에 힘입어 1회가 7.1%로 출발하면서 '마이 유스'의 대비되는 성적도 더욱 주목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송중기의 활약과 작품에 대한 호평으로 멜로 선호 시청층을 꽉 잡은 '마이 유스'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진가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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