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병철특파원】보수 성향 정치 활동가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찰리 커크 피살 사건의 용의자가 체포됐다.
미국과 유타주 법집행 당국은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의 주요 용의자인 타일러 로빈슨(22)을 전날 밤 유타주 세인트조지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로빈슨은 현재 유타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 중이며, 단독 범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커크 총격범 검거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는 “잡았다”며 체포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 당국은 디스코드(Discord) 채팅 앱을 통해 로빈슨이 “은닉 장소에서 소총을 회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밝혔다.
이번 체포는 사건 발생 이틀 만에 이뤄졌다. 앞서 경찰은 사건 당일 두 명을 긴급 체포했으나 무관한 것으로 확인돼 풀어준 바 있다. 수사 당국은 사건 직후 용의자가 유타 밸리대학 인근 건물 옥상을 달아난 뒤 숲으로 사라지는 영상과 사진을 공개하며 제보를 요청했었다.
체포는 가족의 제보로 이뤄졌다. 콕스 주지사에 따르면 로빈슨은 최근 가족 모임에서 커크의 유타 밸리대학 강연 일정을 언급하며 “증오를 퍼뜨린다”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가족 친구를 통해 보안관 사무실에 “범행을 자백하거나 암시했다”는 정황이 전달됐고, 33시간에 걸친 수색 끝에 목요일 밤 10시경 체포됐다.
커크는 지난 10일 유타 밸리대학 강연 도중 괴한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당국은 범인이 대학생 또래로 보였기 때문에 현장에서 눈에 잘 띄지 않고 위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타일러 로빈슨은 누구
콕스 유타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로빈슨은 최근 몇 년 사이 정치적으로 급격히 성향이 변했으며, 특히 커크를 향한 적대감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을 ‘정치적 암살’로 규정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볼트액션 소총과 탄약에는 “이봐 파시스트! 받아라”, “오 벨라 차오” 등 반파시스트 성향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특히 이탈리아 저항가요 ‘벨라 차오’를 인용한 흔적은 로빈슨이 단순 범행을 넘어 정치적 메시지를 의도했음을 보여준다고 CNN은 보도했다.
로빈슨은 유타주 워싱턴 출신으로, 고교 시절 우수한 성적으로 유타주립대 장학금을 받았으나 한 학기 만에 중퇴했다. 2021년 어머니가 SNS에 올린 영상에는 장학금 통지서를 읽는 모습도 남아 있다. 유권자 등록 기록상 그는 무소속으로 분류됐으며, 최근 두 차례 선거에 투표하지 않은 비활성 유권자로 나타났다.
로빈슨의 고향은 유타주 남서부에 위치한 세인트조지의 조용한 교외 지역으로, 커크가 수요일 오후 캠퍼스 행사 중 총격을 받아 사망한 유타 밸리대학에서 차로 약 3시간 반 거리에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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