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신실, 이예원에 이어 시즌 2번째 3승 고지 등정
대상포인트 2위 등극하며 강력한 대상 후보로 급부상
17번홀 단 한 번의 티샷에서 갈린 장타 맞수의 명승부
방신실 "마지막 남은 메이저 대회서 우승하고 싶다"
대상포인트 2위 등극하며 강력한 대상 후보로 급부상
17번홀 단 한 번의 티샷에서 갈린 장타 맞수의 명승부
방신실 "마지막 남은 메이저 대회서 우승하고 싶다"
【경기(포천)=전상일 기자】 선선한 가을바람이 얼굴을 스치던 14일 경기도 포천 아도니스 컨트리클럽(파72·6598야드) OK저축은행 읏맨 오픈 최종 라운드. 그린 위는 숨 막히는 긴장으로 얼어붙었다. KLPGA를 대표하는 두 장타자, 방신실과 이동은이 마지막까지 엎치락뒤치락하며 벌인 승부는 '파워 골프'의 진수를 보여준 한 편의 드라마였다. 그 드라마의 결말은 단 한 홀, 단 한번의 티샷에서 갈렸다.
방신실이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를 기록하며 사흘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불과 1타 차, 이동은을 따돌린 극적인 승부였다.
올해 KLPGA의 파워 경쟁은 뜨겁다. 이동은이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36m로 1위, 방신실은 235m로 그 뒤를 잇는다. 사실상 한국 여자골프 장타계를 양분하는 두 선수다. 파5 홀에서 투온을 쉽게 노리는 이들의 맞대결은 '한 방의 위력'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2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마친 두 선수는 마지막 날까지 숨막히는 동타 행진을 이어갔다.
승부는 17번홀(파3)에서 갈렸다. 방신실은 티샷을 148m 날려 핀 1m 이내에 붙이며 사실상 '확정 버디'를 만들어냈다. 반면 이동은은 약 8m 거리에 공을 세웠다. 모든 집중력을 끌어모아 지나가는 퍼팅을 시도했지만 홀컵을 외면했다. 단 한 끗 차이. 그 순간 스코어는 갈렸다.
1타 차로 앞선 채 맞이한 18번 홀(파4). 리더와 추격자의 마음가짐은 전혀 달랐다. 방신실은 '파로 끝내도 된다'는 여유를 안고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켰다. 반면 이동은은 반드시 버디가 필요했다. 그러나 티샷은 러프로 향했다. 극적인 세컨샷으로 핀 2m에 붙였지만, 방신실은 차분히 아이언 세컨샷을 날려 핀 1.5m에 공을 세웠다. 그리고 방신실이 마지막 퍼트를 성공시키며 쐐기의 버디. 치열한 장타 대결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이번 우승은 단순한 트로피 하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방신실은 시즌 3승을 올리며 이예원과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동시에 대상 포인트 2위, 상금랭킹 5위까지 도약했다. 유현조, 이예원, 홍정민 등과 함께 대상 경쟁의 정점을 이루는 4강 구도를 완성한 셈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방신실에게 남다른 무대였다. 고교 시절 'OK저축은행 장학생 6기'로 선발된 인연이 있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OK장학생 선수가 해당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방신실은 경기 후 "우승 경쟁한 이동은과는 친한 사이다. 둘이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며 "하반기에는 꼭 메이저 대회 우승컵도 하나 더 들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시즌 막판, KLPGA의 대상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혼전 양상이다. 누가 최후에 웃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방신실의 3승이 이 경쟁 구도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한때 '장타자'라는 수식어로만 불리던 방신실은 이제 냉정한 승부처에서 정확도와 집중력으로 우승을 움켜쥘 수 있는 '완성형 챔피언'으로 진화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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