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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도청당할라' 日 해저케이블 중국산 부품 교체 추진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15 11:14

수정 2025.09.15 11:14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정부가 올해 해저 통신케이블에 사용되는 부품과 설비를 조사해 중국산 교체를 추진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5일 보도했다. 섬나라인 일본이 국제 통신의 99%를 해저케이블에 의존하는 만큼 중국의 도청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내년 3월까지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해저케이블, 중계기, 제어장치 등 통신 체계 전체에 중국산 부품 등이 있는지 조사한다. 중계기 등에 사용되는 중요 부품에 중국산이 존재할 경우 해당 부품을 다른 업체에서 구매하도록 독려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저케이블 보수 업무를 맡는 기업이 전용 선박을 구입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해저케이블 시장은 일본 NEC, 미국 서브컴, 프랑스 알카텔 등 3대 업체가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 HMN테크놀로지가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HMN테크놀로지는 과거 중국 화웨이 산하 기업이었다. 미국 정부는 안보상 우려를 이유로 이 회사를 포함한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해저케이블 관련 공급망에서도 중국 기업을 배제하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일본 정부 역시 도청을 막고 경제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해저케이블 점검을 추진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실제로 해저케이블을 통한 도·감청이 의심되는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23년 주일 미군 대상의 영어 정보지가 "오키나와 근해에 설치된 해저 케이블에서 중국산 도청 장치가 발견됐다"는 정보를 보도했다. 닛케이는 "오키나와 주변에는 미군이 사용하는 케이블이 있으며 기밀 정보가 노출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해저케이블 파손 사건도 잇따랐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대만 주변과 발트해에서 해저 케이블 파손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닛케이는 "중국과 러시아의 파괴 공작이 의심된다"며 "지난 8월에는 핀란드 검찰이 러시아에서 출항한 유조선의 선장 등을 기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섬나라인 일본은 국제 통신의 99%를 해저 케이블에 의존하고 있다. 케이블이 손상돼 복구에 시간이 걸리면 국민 생활이나 경제 활동에 큰 영향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금융거래 분야에서는 통신의 미세한 지연도 치명적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