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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올해 임단협 합의 기로…기아는 파업 수순 돌입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15 15:56

수정 2025.09.15 16:08

전체 조합원 대상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내부서 잠정합의안 불만도...가결시 임단협 마무리
기아는 교섭결렬...쟁의조정신청 결의 및 쟁대위 구성 등 논의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뉴스1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뉴스1
[파이낸셜뉴스]올해 부분파업까지 단행했던 현대자동차 노조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합의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맏형'격인 현대차의 합의 도출 여부가 기아 등 협상이 진행 중인 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다만 현대차 내부에서도 이번 합의안에 대한 이견이 나오고 있는 점은 변수다. 반면 기아 노조는 쟁의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하는 등 파업 수순을 밟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15일 오전 6시부터 울산·전주·아산공장, 남양연구소 등 전국 사업장에서 전체 조합원 4만2000여명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투표는 오전 11시 30분 종료됐지만, 개표 결과는 16일 나온다.

앞서 노사는 지난 9일 기본급 10만원 인상, 성과급 450%, 일시금 1580만원과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주식 30주 지급 등 내용이 담긴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다만 노조가 요구해온 정년연장의 경우 이번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현대차 내부에선 이번 잠정합의안과 관련한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정작 전년 대비 기본급 및 성과급 인상폭은 되려 줄어들었다는 점에서다.

잠정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노사는 재교섭을 통해 새로운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 앞서 지난 2016년과 2017년에도 노조원들의 반발로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사례가 있다. 이 경우 현대차로선 미국 시장에서의 관세 리스크와 함께 노사 리스크에 따른 부담까지 떠앉아야 한다. 당장 미국에서의 최대 경쟁자인 일본이 내일부터 15%로 자동차 관세 인하 수혜를 받게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후속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여전히 미국에서 25% 관세를 적용받고 있어서다.

앞서 현대차가 관세 25% 충격이 '일부' 적용된 2·4분기에만 8282억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했다고 밝힌 만큼, 업계에선 3·4분기에도 관세가 유지될 경우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이번 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표가 나올 경우 올해 임단협은 마무리된다.

다만 여전히 기아 노사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점은 걸림돌이다. 기아 노조는 지난 11일 진행한 5차 교섭에서 사측과의 교섭결렬을 선언한 뒤, 파업 절차를 밟으며 압박에 나섰다. 노조는 이날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 쟁의조정신청 결의 및 쟁의대책위원회 구성 등 안건을 논의했다. 이어 오는 19일에는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여기서 과반 이상의 찬성을 획득하고,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게 된다.

기아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과 성과급으로 영업이익 30%를 조합원에게 분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기아의 영업이익이 12조6771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조8031억원을 성과급으로 나누자는 것이다.
아울러 특근수당 인상, 국민연금 수령연한까지 정년연장, 주 4일제 도입 등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노조는 "전 조합원이 납득할 만한 안이 나오면 노조는 언제든 교섭에 임할 것"이라면서도 "시간 끌기로 교섭을 지연시켜 시기적으로 눈치만 본다면 노조는 결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 노조가 파업 수순을 밟은 뒤 실제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지난 4년간 이어져 온 무분규 합의 기록이 5년 만에 깨지게 된다.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