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출시" 깜짝 발표했지만
9월 중순까지도 판매 소식 없어
음성 인식 정확도와 가격 등 고심
9월 중순까지도 판매 소식 없어
음성 인식 정확도와 가격 등 고심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볼리의 올해 하반기 출시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볼리는 바퀴를 이용해 집안을 자율주행하며 사용자 편의 돕는 기능을 갖춘 집사 로봇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열린 'CES 2025'에서 '홈 인공지능(AI)'을 강조하며 볼리의 상반기 정식 출시를 예고했다. 구글 클라우드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탑재했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일부 공개됐다.
하지만 하반기 중간을 지나고 있는 10월 중순까지 뚜렷한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상반기 제품 공개를 예고한 자리에서도 정확한 출시 일정과 가격 등은 밝히지 않았다.
볼리 출시가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음성 인식 불안 △비싼 가격 △VD 사업부 부진 심화 등 때문으로 정리된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음성 인식 불안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전시회 등에서 볼리가 별도 컨트롤러 없이 음성으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가령 사용자가 "영화 틀어줘"라고 말하면 이를 인식하고 시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현재 볼리의 음성 인식 정확도는 판매 기준에 상당부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 인식이 로봇 사용의 핵심인 만큼 정확도가 더 올라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높은 가격도 걸림돌이다. 볼리에는 두 대의 프로젝터와 고성능 AI 칩 등이 들어가는데, 업계는 초기 물량의 경우 가격이 수백만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중국 업체에서 30만원대 집사 로봇을 내놓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몇 배 이상 비싼 셈이다.
VD 사업부 실적 부진도 볼리 출시가 늦어지는 또 다른 이유다. 실제로 VD는 지난 5월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과 저가 공세 등 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최근에는 조직 개편도 지속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사업으로 분류되는 볼리 출시보다는 내부 위기 극복과 교통 정리가 먼저라는 뜻으로 읽힌다.
이에 따라 내부에서도 올해 하반기 볼리의 정식 출시가 어렵다는 의견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룹 로봇 기술 개발 등에 집중하는 대표이사 직속 조직 '미래로봇추진단'으로 볼리 사업을 이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순위를 모두 해결한 뒤 볼리 출시에 집중해야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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