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무리 곡예주행·급정거 반복… 경찰 훈방에 그쳐
부모 연락도 쉽지 않아 "왜요, 개인 정보인데..."
수개월간 70여 건 신고… 주민 “도로 위 공포”
부모 연락도 쉽지 않아 "왜요, 개인 정보인데..."
수개월간 70여 건 신고… 주민 “도로 위 공포”
[파이낸셜뉴스] 충남 아산시 배방읍에서 초등학생들이 집단으로 자전거를 몰며 도로를 점거하거나 곡예 운전을 하는 행위가 반복되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최근 수개월 동안 관련 112 신고가 수십 건 접수됐지만, 이들 대부분이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으로 확인돼 경찰 대응에는 한계가 따르고 있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5일까지 배방읍 일대에서 청소년 자전거 위험 주행과 관련해 접수된 신고는 70여 건에 이른다. 신고자는 주로 지역 주민과 운전자들로, 차도를 가로막거나 차량 통행을 방해한다는 내용이 많았다.
신고 시간대는 평일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 초등학교 밀집 구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위험 행위는 대체로 4~5명이 무리를 지어 편도 2차로 도로 전체를 점거하거나, 교차로를 반복적으로 돌며 급정거·곡예 운전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일부는 경찰에 여러 차례 적발되고도 비슷한 행동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위험 행위가 확인될 때마다 현장에서 훈방 조치하고 있지만, 모두 초등학생이라 실질적 제재가 쉽지 않다”며 “보호자에게 연락하려 해도 개인정보 제공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곤란을 겪는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아이들의 행동은 점차 대담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로 위에서 운전자와 보행자를 무시하는 것은 물론, 이를 제지하는 주민이나 경찰에게 욕설과 막말을 퍼붓는 사례까지 확인됐다.
배방읍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차량 운전자뿐 아니라 동네 사람들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다”며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아산경찰서는 최근 관련 부서 합동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경찰은 특히 신고가 집중되는 초등학교 인근에 순찰을 상시 강화하는 한편, 충남교육청과 협력해 안전 운행 안내와 홍보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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