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미국 고관세 환경에서 수익 확보를 위해 미국 이 외 판매망 개척에 나서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6일 보도했다. 이날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종전 27.5%에서 15%로 인하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전인 기존 관세 2.5%와 비교하면 여전히 고관세이기 때문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그동안 세계 2위 시장인 미국에 비중을 뒀던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고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이외의 판로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우선 미쓰비시는 브라질에 중남미 수출 거점을 마련했다. 미쓰비시는 브라질에서 공식 대리업체 HPE 오토모터를 통해 자동차를 생산해왔다.
미쓰비시는 미국향 판매 전량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관세 충격이 상당하다. 내년 1·4분기 관세 영향은 320억엔에 달한다. 같은 기간 연결 순이익은 전기 대비 76% 급감한 100억엔으로 전망된다.
닛케이는 "중남미 시장은 강렬한 디자인과 오프로드 성능이 강한 미쓰비시 브랜드 이미지와 잘 맞는다"며 "미쓰비시가 중남미 시장을 강화해 수익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쓰비씨의 올해 1·4분기 판매실적에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비중이 31%, 미국이 13%였지만 중남미는 7%에 불과했다.
미쓰비시는 중남미에서 픽업트럭 '트라이튼'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클립스 크로스' 등을 판매할 계획이다. 브라질에서 '에클립스 크로스' 저가 판매 전략이 성공하면서 지난 7월 월 기준 4년래 최대 판매치를 기록한 경험을 살린다는 것이다.
마쓰다는 멕시코에서 미국향 소형차 수출을 줄이기 시작했다. 판매가격이 낮고 관세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게로 모 가쓰히로 마쓰다 사장은 “의도적으로 출하를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지난달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마쓰다3'는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한 960대, 소형 SUV 'CX-30'은 37% 감소한 3970대였다. 이들 차종은 캐나다와 콜롬비아 등으로의 수출이 늘고 있다.
마쓰다는 미국 판매의 50%를 일본에서 수출하고 있다. 이번 관세 영향은 2333억 엔에 달한다. 마쓰다는 미국향 일부를 다른 지역으로 돌려 수익을 상쇄할 예정이다.
일본 자동차 제조업계는 엔저 영향으로 가격 경쟁력을 누려왔지만 이번 고관세 영향으로 가격 인상 압박을 받으면서 미국 이외 판로 확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SBI증권 엔도 고지는 "미국에서 (관세에 따른) 가격 전가와 가격 인상이 진행돼 내년 봄까지 자동차 가격이 최종적으로 평균 10~15% 정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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