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의 가자시티 지상 작전 과정에서 인질들을 '인간 방패'로 내세울 가능성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마스가 인간 방패를 사용하려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만약 그렇게 한다면 큰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가 최근 인질들을 동굴과 터널에서 끌어내 전선에 배치하고 있다는 보고를 전하며 "몇 세기 동안 이런 일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비인도적 행태를 비판했다.
다만 가자시티에서 '제노사이드(집단학살)'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고 말을 아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직접 중재 의사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와 푸틴은 서로 증오하니 내가 함께 앉아야 한다"며 "젤렌스키는 합의를 해야 하고, 유럽은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이 여전히 러시아 석유를 사들이는 게 문제"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국내 현안에 대해서도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이제 우리는 멤피스로 갈 것"이라며 군 병력 투입 방침을 밝히고, 다음 목표로 시카고를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카고를 "죽음의 덫"이라고 표현하며 "워싱턴DC에서 했던 것처럼 멤피스와 시카고에서도 같은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발언에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유니언퍼시픽 철도회사 짐 베나 최고경영자(CEO)의 요청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백악관에 건설 중인 대규모 연회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호주 기자와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기자에게 "당신은 호주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난하며 "당신 나라 지도자가 곧 나를 만나러 올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어 "매우 나쁜 톤으로 얘기한다", "조용히 하라"고 직설적으로 면박을 주기도 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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