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HD현대重, 통 큰 결단..업계 최고 대우로 2차 잠정합의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17 13:19

수정 2025.09.17 13:45

기본급 13만5000원..마스가 등 성장동력 확보에 공감
HD현대중공업 야드 전경.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 야드 전경. HD현대중공업 제공

[파이낸셜뉴스] HD현대중공업이 통 큰 결단을 내렸다. 업계 최고 대우로 노조와 임금협상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 11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전면 파업은 2022년 후 처음이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이날 △호봉승급분 3만5000원을 포함해 기본급 13만5000원 △격려금 520만원(상품권 20만원 포함) △특별 인센티브 100% △HD현대미포 합병 재도약 축하금 120만원 △고용안정 및 상생협약 체결 등을 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잠정합의는 '회사의 역대 최고 제시' 및 동종사 대비 최고 수준이다. 이미 임금협상이 타결된 한화오션은 기본급 12만3262원, 삼성중공업은 13만3196원이다. 최근 조선업 회복세 속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및 HD현대미포 합병 등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노조는 오는 19일 조합원 총회(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사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두 번째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며 "동종사 최고 수준의 이번 합의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지역사회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2일 크레인 점거와 고공 농성 등 전면파업에 돌입했지만 조합원 간 내홍이 격화되며 파업 동력이 약화됐다. 전면파업임에도 노조원 파업 점유율이 10%에도 못 미치고, 파업 정당성과 참가 비용을 두고 내부에서도 치열한 격론이 나왔다. 지난 12일 예정됐던 서울 GRC센터 상경 투쟁도 취소됐다. 이는 2019년 노조 파업 당시 수천 명이 동참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파업에 반대하는 노조원은 "이제 막 불황을 딛고 일어서는 회사를 상대로 대화와 타협이 아니라 굴복을 강요로 해결이 가능한가"라며 "겨우 100여명이 참석하는 노조 집회에, 임금인상은 사라지고 정치인을 불리들이며 이미지 추락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장현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상시 10만명 고용이 아닌 플랜트처럼 모였다가 헤어지는 구조가 돼야 한다.
일반 노무관계로 접근하면 추후 공정관리, 납기, 리스크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한국 조선소는 주문에 맞춰 설계하는 만큼 인력 배치도 효율화하기 어렵다. 마스가로 힘쓰는 우리(한국)가 재주를 부리고 돈은 일본이 벌 수도 있다.
현재 K조선의 구조적인 접근을 바꾸지 않으면 미국의 대규모 함정 발주시 일본만 대호황을 누리는 패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