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공간연구원장상 대구 달서구 지역 최초 주민주도 경관협정, 죽전 다온길
주민·행정·전문가 힘 모아 경관 리모델링
자재·색 조화롭게… 태양광으로 골목 밝혀
주민·행정·전문가 힘 모아 경관 리모델링
자재·색 조화롭게… 태양광으로 골목 밝혀
죽전동은 1980년대 초 형성된 단독주택 밀집지로, 건축물의 70% 이상이 20년 넘은 노후 주택이었다. 붉은 벽돌 담장이 줄지어 침침했고 범죄와 안전사고 우려도 잦았다. 주민들은 골목을 안전하게 바꾸자고 꾸준히 요구했고, 그 결과 달서구는 주민 주도 경관협정을 추진하게 됐다.
2020년 현황조사 후 마련된 경관 디자인 가이드라인은 입면 정비 방향을 제시하고 생활 중심의 디자인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1년 주민 설명회와 수요조사로 동의율이 높은 3개 골목이 대상지로 정해졌고, 주민·행정·전문가가 10여 차례 워크숍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죽전동 다온길 경관협정운영회'가 결성됐고 운영 규약과 협정서도 마련됐다. '다온길(다가온다)'이라는 이름에는 밝고 안전한 길을 만들자는 뜻이 담겼다.
2022년 5월 달서구 경관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역 최초 주민 주도 경관협정이 인가됐다. 이어 달서구 경관조례에 따라 공사비의 90%는 구청이, 10%는 주민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입면 정비가 추진됐다. 1차 공사는 2022년 10월~2023년 1월, 2차는 2023년 8월~11월에 진행돼 총 25가구의 주택이 새롭게 정비됐다.
정비의 핵심은 일관성과 개성이었다. 난립하던 자재와 색상은 통일된 재료와 색채로 바뀌었고, 낮은 담장과 투시형 담장이 권장돼 개방감이 생겼다. 지붕은 주변 건물과 조화를 이루도록 색을 맞췄고, 대문도 투시형으로 교체됐다. '죽전' 지명을 살린 대나무 형상의 건물번호판과 밝은 우편함이 설치됐으며, 담장 위 태양광 경관등으로 밤에도 안전한 보행환경이 확보됐다.
주민들은 공사 이후에도 협정 내용을 지키며 매월 거리 청소와 분리수거를 이어가고 있다. 협정 유효기간 5년 동안 스스로 시설물 관리 책임을 다하며 공동체 기반을 마련했다.
성과는 전국적으로도 인정받았다. 2023년 충남 천안에서 열린 도시재창조 한마당에서 주거환경개선 분야 최우수사례로 뽑혔고, 같은 해 김해 불암동 주민들이 현장을 찾아 벤치마킹했다. 이는 2024년 '불암 100년 길 경관협정' 인가로 이어지며 확산 효과를 낳았다. 또 국토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발간한 '도시재생 집수리 사례집'에도 수록돼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했다.
달서구 관계자는 "주민 스스로 관리·유지하며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한 이번 성과는 앞으로 전국 노후 주거지 경관 관리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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